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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7장의 사진

“나 올해는 안 갈 건데 서란이라도 데리고 가는 게 어때요?”

나는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고 쿨하게 서란에게 기회를 양보했다.

나는 그녀에게 이런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배인호는 눈썹을 찌푸렸고 그의 눈은 조금 복잡해 보였다. 그것은 노골적인 불만이 아니라 막연하게 불쾌하지만 절제된 감정이었다.

“우리는 이혼하지 않을 거야. 서란의 일은 내가 처리할게.”

솔직히 말해서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환청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닐지 의심했다.

왜냐하면 그가 나를 선택했고 서란을 포기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건 터무니없는 일이 아닌가? 운명적인 그녀를 이렇게 포기한 걸까?

“인호 씨, 농담하지 마요. 그런 의미 없는 약속도 하지 말고요. 아니, 약속도 아니죠?”

나는 침착하게 거절했다.

그렇게 말하고 뒤돌아서 집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배인호가 내 팔을 잡았다.

“내가 노력해 볼게.”

그는 처음으로 이렇게 애원하는 어조로 내게 말했다.

그는 전생에서 나와 이혼하려고 할 때도 이토록 태도를 낮추지 않았었다.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배인호가 정말 나를 사랑한 게 아닐까?

서란보다 더 깊은 사랑은 불가능했다. 포기하려면 나를 포기하는 게 맞다. 배인호는 가족의 압력을 받고 있었고 아직 서란을 위해 온 세상과 싸우기에 이르지 않은 것 같았다. 나를 이용해 자기 가족들을 안심시키려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기에 합리적이고 설득력 유일한 이유다.

“노력할 필요 없어요, 돌아가요. 오늘 우리 아빠가 아직 안 돌아오셨어요. 이러다 마주치면 당신이 곤란할 거예요.”

나는 이성적으로 말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아빠는 바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셔서 나가셨고, 어머니는 집에서 설날 식사로 준비하기 바쁘셨기에 배인호가 여기에 있는지 모르셨다. 아빠는 배인호를 보자 불길한 물건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본 듯 얼굴이 일그러지시더니 진지하게 물으셨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아버님.”

배인호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그렇게 부르지 마시게. 못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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