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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용서를 빌어

소은호와 소은정은 동시에 소찬식을 돌아보았다. 정말 웬만큼 급한 모양이다. 소찬식이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연락을 하다니.

“뭐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지금 저희 집안 꼴이 말이 아닙니다. 한가롭게 술이나 마실 기분이 아니라서요.”

소찬식이 차갑게 웃었다.

“뭐 천박한 계집애 하나 때문에 마음 상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뭐 소은호 대표도 당장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젊은이들 불장난이라고 생각하세요. 마침 저도 소 회장님께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오늘 만나시죠.”

“아, 박 회장님, 이렇게 하시는 게 어떨까요? 며칠 뒤면 SC그룹 창립 기념일입니다. 그날 가족분들과 함께 파티에 참석해 주세요. 무슨 일이신지 모르겠지만 그때 얘기하시는 게 어떨까요?”

소찬식의 제안에 박대한은 잠깐 망설이다 대답했다.

“좋습니다. 그럼 그날 뵙죠.”

통화를 마친 소찬식은 날카로운 눈동자로 전방을 주시했다.

“그날, 너희 집안 체면을 짓밟아주지.”

“그럼 전 그동안 이사진부터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은정이한테 완벽한 회사를 물려줘야 하니까요.”

“그래. 어차피 떠나보낼 사람이라면 지금이 적기일지도 모르지.”

소찬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소은정이 괜히 한숨을 쉬었다.

“어떡해... 돈이 너무 많아질 것 같은데 죽을 때까지 다 쓸 수 있으려나 몰라?”

돈 얘기에 소찬식은 흠칫하더니 물었다.

“참, 어제 은행장한테서 전화가 왔더구나. 은해 자식이 어제 오후에 100억을 인출했다던데. 부동산이나 주식도 아니고 그냥 쇼핑에 100억을 썼다더구나. 그 자식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 아무리 자기가 알아서 번 돈이라지만 안 그러던 자식이 왜 갑자기 사치를 부리는 건지.”

소찬식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소은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아버지, 그 100억 은정이가 쓴 거예요.”

“아? 그래? 그렇다면 뭐.”

소은정이 썼다는 말에 소찬식은 어디에 썼는지 묻지도 않고 바로 납득했다. 확연히 다른 태도, 다혈질인 소은해가 이 모습을 봤다면 또 방방 뛰었을 걸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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