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주는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흘겨보았다.그런 말은 더 이상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처음 만났던 순간의 불편함은 남씨 가문의 우울한 분위기가 급작스럽게 다가오면서 많은 불쾌한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하지만 남연의 말을 그녀가 전에 들은 적이 없었고, 생각을 안 해봤을 리가 없었다.남연이 어떻게 화를 내고 놀랄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녀는 두 사람이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한수근은 차마 그녀의 말을 들어줄 수가 없어서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입에서 왜 이렇게 구린내가 나요? 양치질 안 하고 나왔어요? 지금 사장님과 대표님이 사귀는 걸 질투하는 거예요? 하긴, 사장님은 대표님과 사귀기라도 하지, 당신은 쳐다보지도 않으니까, 말이 어쩔 수 없이 많은 것인가 싶기도 하네요! 저런 사람들은 상종하지 마요. 저들이야말로 이유 없이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페미니스트에요. 가서 대표님께 도움을 청해요."한수근은 남유주를 이끌고 돌아서서 나가려던 찰나, 남연은 그들의 얼굴에 비수를 꽂았다."잘한다, 잘한다 해줬더니, 넌 네가 진짜 배우라도 된 줄 아나 봐? 내가 네 말을 믿을 것 같아? 수혁 씨가 널 도와줄 거였으면 네가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가 있겠어?"남유주는 무덤덤하고 무표정한 말투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당신이 아니라 당신 집이 마음에 들어서 온 거야, 만약 집주인이 당신인 줄 알았다면 오지도 않았을 거야. 미안한데, 내 신발이 더러워질까 봐 걱정될 정도야."말하는 동시에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카카오 택시를 부르고 콧방귀를 뀌면서 한수근과 함께 떠났다.남연은 코웃음을 치며 눈을 희번덕거리며 그저 죽을힘을 다해 몸부림칠 뿐이었다.그녀는 인터넷 뉴스를 믿지 않았지만, 연예계를 접촉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을 뿐이고, 박수혁이 남유주를 스폰한다는 루머를 퍼뜨린 것은 강지민이었다.'근데 그게 뭐?''스폰'이라는 단어 자체는 경멸을 뜻하는 용어일 뿐이었다.두 사람은 차례로 밖으로 나갔다.한수근은
물론, 곽 감독은 핏기 없는 얼굴로 서 있었고, 이목구비가 잔뜩 구겨져 있었다.또한 몇 초 동안 얼어붙어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침을 꿀꺽꿀꺽 삼키며 황급히 입을 열었다."박 대표님, 시간 잴 필요 없어요. 지금 갈 거예요. 지금 간다고요."그는 서둘러 짐을 챙기고 와인바에서 뛰쳐나오면서 외쳤다."갈게요... 갈게요..."그제야 술집은 다시 평화로움을 찾았고, 남유주는 킥킥 웃기에 바빴다."됐어요, 그 사람 갔어요. 이제 끊어요."그녀가 수화기 너머의 박수혁에게 말했다."잠깐만, 유주 씨! 어떤 색의 꽃을 좋아해?""..."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침묵하다, 자신의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그러자 박수혁이 인내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물었다."어떤 색깔의 꽃을 좋아해?"남유주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설마 나한테 꽃을 선물해 주려고요? 맘대로 하세요. 길가에서 어떤 꽃을 팔지 모르잖아요."그녀는 빙긋이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지난번에 박수혁이 선물한 꽃은 길거리에서 노파의 꽃이 다 팔리지 않아서, 인도주의 차원에서 꽃을 사서 욕조에 넣어서 사용했다.그들 사이에 꽃을 선물하는 것은 이제 적절하지 않고, 로맨스보다는 실용적인 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했다."..."그는 가만히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더니, 기분이 갑자기 오르락내리락했다.'이게 다 곽 감독 때문이야, 그놈이 내 기분을 망쳤어!'회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박수혁의 눈치를 보기 바빴다.단지 프러포즈 현장의 색상에 대해 물어봤을 뿐인데 박수혁의 굳은 표정을 보고 그들은 전전긍긍했다."박 대표님, 사모님은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화이트?""재수 털려요.""핑크색은 어떠세요?""별로예요.""와인색은요?""딱딱해요.""파란색은 어떤가요?""새롭지 않아요."박수혁은 조바심이 난 얼굴로 하나하나 반박했다.다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서 모두 일제히 고개를 푹 숙이고 침묵했다.모두들 하나같이 마음속으로 일하기
선생님은 시준이가 학교에서 조용하고 공부도 잘하는 착한 아이라고 말해주었다.그래서 성적은 크게 걱정할 것 없는데 심리적인 문제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박시준은 처음 전학을 왔을 때도 말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도 여전하다고 했다.선생님은 아이가 말수가 적은 이유가 가족들의 관심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이야기를 다 들은 남유주는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교무실을 나섰다.외부인인 그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그녀가 해줄 수 있는 건 지금 상황을 박수혁에게 사실대로 알리는 일뿐이었다.박시준은 남유주를 보자 환한 얼굴로 그녀에게 달려왔다.남유주는 아이한테 책가방을 건네받자, 아이는 활짝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이모가 매일 저 데리러 오셨으면 좋겠어요.”남유주가 웃으며 말했다.“나도 그러고 싶은데 새로 오픈한 가게에 아직 할 일이 많아. 다음에 가게로 놀러와. 나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집에 가도 되고.”“좋아요!”아이는 뛸 듯이 기뻐했다.두 사람이 차에 오르자마자 박수혁한테 연락이 왔다.한수근이 말한 것처럼 그가 너무 빈번히 연락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지금 집으로 가려고. 왜?”“아직 학교야? 지금 운전기사 보낼게.”“밥 한끼 먹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내가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출발하지 말고 거기서 기다려.”남유주는 옆에 있는 박시준을 힐끗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마침 나도 할 얘기가 있었어.”전화를 끊은 그녀는 웃으며 아이에게 말했다.“아빠가 우리 데리러 오신대. 근처에 차 세우고 기다리자.”박수혁은 직접 온 게 아니라 운전기사만 보냈다.남유주는 좀 어이가 없었지만, 인사를 건네고 차에 올랐다.어딘가 들떠 보이는 운전기사는 가는 길에 웃기는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하지만 남유주는 피곤해서 대충 응대만 해주고 말았다.운전기사는 근교에 있는 리조트로 향했다. 한정된 인물에게만 예약을 받고 운영하는 리조트였다.운전기사가 리조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남유주는 웃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너무 충동적으로 저지른 것 같아.”박수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품에서 반지를 꺼냈다.전에 이유도 없이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졌다가 그녀가 돌려줬던 그 반지였다.남유주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억지로 유지하고 있던 미소도 사라졌다.그녀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고 있는데 박수혁은 열정이 넘쳤다.그는 약간 격앙된 표정으로 눈을 반짝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를 아래에서 내려다보고 있자니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진심일까?하지만 그 진심은 너무 일방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남유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눈물을 흘리고 기뻐해야 했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녀 자신조차 놀라고 있었다.전혀 감동도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차분해졌다.그녀는 어떤 방식으로 거절해야 그가 곤란해지지 않을지 고민했다.탕 하는 소리와 함께 뒤에서 폭죽이 터졌다.하늘을 수놓는 불꽃에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그녀는 결심을 굳힌 듯, 한숨을 내쉬었다.불꽃은 아름답지만 그걸 감상할 기분은 아니었다.이 모든 게 그가 준비한 이벤트였을 줄이야.박수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반지를 끼워주려고 했다.남유주는 차가운 촉감이 느껴지자, 손을 움츠리며 주먹을 쥐었다.그리고 최대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돌아가서 얘기하자. 여긴 사람이 너무 많아.”박수혁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살짝 굳더니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어. 남유주, 당신은 항상 결혼하고 싶어했잖아? 많이 고민했는데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예전에 내가 너무 질질 끌어서 당신이 상처받은 걸 알고 나도 괴로웠어. 더 이상 당신이 속상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만약 꼭 결혼해야 한다면 신부는 남유주 당신이었으면 좋겠어. 비록 함께한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그는 멘트마저 완벽하게 준비해 왔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지만 감정
그때부터 이미 그녀의 마음은 멀어지고 있었다.그녀는 발 뺄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박수혁은 차를 세우고 차 문을 열었다.남유주는 박시준을 먼저 태우고 자신도 뒷좌석에 올랐다.차 안에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그에게는 1분 1초가 고역이었다.손에는 벌써 식은땀이 고였는데 그를 제외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박시준도 무거운 분위기를 느꼈는지 눈치를 보며 입을 꼭 다물었다.남유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바깥 풍경에 시선을 고정했다.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하늘이 검게 물들고 있었다.그들은 가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오자, 박시준은 얌전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남유주도 차에서 내렸다.박수혁은 굳은 표정으로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그는 흡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가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만 찾았는데 지금은 니코틴이 필요했다.담배에 불을 붙이자 뽀얀 연기가 공중에 흩어졌다.그렇게 15분이 지나가고 그는 차에서 내렸다.그는 용기를 내서 침실로 들어갔다.샤워를 마친 남유주가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그는 창가에 있는 소파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아까 있었던 일이 꿈만 같이 느껴졌다.남유주가 다가오더니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아무렇지 않게 웃고 싶은데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밖에서 분주하게 보내다 보니 몸에 땀 냄새가 배이지 않았더라면 오자마자 욕실부터 찾지 않았을 것이다.그에게 해야 할 얘기가 있었다.그녀는 어색한 표정으로 기침했다.자리에서 일어선 박수혁이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설수록 마음은 무거워지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남유주는 소파에 앉아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한테 할 말이 많은 거 알아. 우리 사이의 일은 사람이 없는 곳에서 둘이 얘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 사람들 앞에서 얼굴 붉히고 싸우면 좀 그렇잖아.”박수혁은 가슴이 칼에 찔린 듯 아팠다.그는 입술을 꾹 깨물고 가라앉은 목소
“손님방을 청소해 달라고 하셨어요.”고용인이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박수혁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용인이 아래층으로 내려간 뒤, 그는 손님방을 찾았다.별장에는 빈방이 많았는데 남유주는 그중에서 채광이 가장 좋은 복도 끝 쪽 방을 선호했다. 처음에 여기 왔을 때도 이 방에 있고 싶어 했는데 박수혁이 못 가게 막았을 뿐이었다.방문은 잠겨 있었다.그는 노크를 하려고 손을 들었다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일단은 이 감정을 식히는 게 필요해 보였다.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얘기할 기회도 없을 것 같았다.그는 긴 한숨을 내쉬고 문을 노크했다.문을 열고 나온 남유주가 담담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또 할 얘기 남았어?”“얘기 좀 해.”“얘기는 아까 끝난 줄 알았는데.”박수혁이 말했다.“그게 대화야? 당신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거잖아.”남유주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그래. 내가 잘못했네.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그녀의 대수롭지 않은 모습에 박수혁은 말문이 막혔다.“침실로 돌아가. 나랑 각방을 쓸 건 아니잖아.”말을 마친 그는 먼저 침실로 향했다.남유주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소파에 앉았다.남유주가 물었다.“그래서 더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남유주,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야? 아직도 나랑 천유희 씨 스캔들이 신경 쓰여? 내가 이기심에 기사를 방임한 건 인정해. 하지만 회사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박수혁은 논리로 그녀를 설득할 생각이었다.그녀가 그 스캔들을 신경 쓴다는 건 좋은 신호였다.하지만 남유주는 짜증이 치밀었다.‘그러니까 자기는 잘못 없고 다 내 잘못이라는 얘기잖아?’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내가 주제도 모른다는 소리를 하고 싶은 거야? 박수혁 씨, 난 싸우고 싶지 않아. 하지만 당신이 손짓하면 끌려오는 여자가 되고 싶지는 않아. 당신이 결혼을 원하
고용인이 말했다.“새로 오픈한 가게에 가신다고 나가셨어요.”박수혁은 인상을 찌푸렸다.새로 오픈한 가게?상가는 언제 계약한 거지?그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박수혁은 고개를 끄덕인 뒤, 밖으로 나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세 번째에 겨우 통했는데 그녀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잔뜩 묻어 있었다.반면 박수혁은 서운했던 기분이 싹 사라졌다. 블랙리스트에 넣지 않은 게 어딘가!“새로 오픈한 가게가 어디야?”남유주는 대충 주소를 알려준 뒤, 전화를 끊었다.바빠 죽겠는데 고작 이런 일로 전화한 박수혁이 못마땅했다.그녀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공사에 착수했다.박수혁은 차를 타고 그녀가 알려준 주소로 갔다.밖에서 보니 예전에 친구들이랑 몇 번 왔었던 술집이었다.사장은 사업 문제로 해외로 이주했다고 들었다.남유주가 이런 알짜배기 상가를 찾아낸 건 뜻밖이었다.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녀는 높은 사다리에 매달려 천장에서 전등을 떼어내고 있었다. 사다리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걸 본 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남유주도 사다리가 견고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새로 사기에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쓰기로 했다.하지만 위로 올라가니 눈앞이 아찔하고 계속 흔들려서 불안했다.그녀가 한수근을 호출하려던 순간, 사다리에서 갑자기 흔들림이 사라졌다.누가 잡아준 것 같았다.아래를 내려다보니 박수혁이 음침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남유주가 가슴이 철렁해서 물었다.“여긴 왜 왔어? 오늘 출근 아니야?”박수혁이 이를 갈며 말했다.“가게를 여기로 옮길 거면 나한테 얘기하지 그랬어. 원래 장사하던 사장 내가 아는 사람인데.”“부동산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달려왔는데 마음에 들어서 바로 계약했어.”남유주가 변명하듯 말했다.박수혁은 월세랑 권리금을 물었고 남유주도 솔직히 대답했다.가격은 얼추 만족스러운 것 같았다.“한 2년 정도 쉬게 할 생각이었는데 왜 이렇게 서둘렀어.”박수혁의 목소리에서
이한석은 헛기침하고 말했다.“비혼주의인데, 다른 사람의 결혼이 부럽다면 빨리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해요!”“저 남자친구 있어요. 근데 결혼은 싫어요!”예쁜 여비서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결혼은 바보들이나 하죠. 전 평생 자유롭게 살 거예요! 언제든 상대가 질리면 바꿀 수도 있잖아요!”이한석은 할 말을 잃었다.남유주는 엄지를 치켜세웠다.“맞아요!”그 말에 화가 난 박수혁은 얼굴이 차갑게 변했고 쌀쌀한 눈빛으로 예쁜 여비서를 노려보았다.‘언제 저런 여자가 회사에 들어왔어? 사상이 바르지 않네! 게다가 하필 유주 앞에서!’박수혁은 콧방귀를 뀌더니 머리를 돌려 이한석을 향해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회사 새 규정 아직 안 알렸어?”이한석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어떤 규정 말씀하시는 건지?”“여러분, 결혼한 직원에게는 매년 10%의 연말 보너스를 드리겠습니다.”다들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박수혁을 바라봤다.이한석은 얼떨떨해졌다.‘들은 적 없는데?’10%의 보너스는 아주 많은 돈이다!박수혁은 남유주를 힐끗 보더니 계속 말했다.“규정상의 결혼 휴가 외에 신혼 휴가도 열흘 더 주고 보너스도 드립니다.”모두 참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하지만 일부 직원은 아쉬워했다.이미 결혼했기 때문이다.멈칫하던 박수혁이 한 마디 보충했다.“결혼 횟수에는 제한이 없습니다!”사람들은 더욱 놀랐다!만약 누군가 빈틈을 노린다면 회사는 큰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경악한 사람들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박수혁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박수혁은 이내 돌아서서 대표 사무실로 들어갔다.이한석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박수혁과 남유주를 번갈아 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남유주에게 말했다.“대표님 뭐 잘못 드셨어요?”남유주는 멈칫하더니 대답했다.“약 잘못 먹었나 봐요.”‘왜 저래, 진짜?참다못한 예쁜 여비서가 이한석에게 물었다.“이 사장님, 대표님 말씀이 사실이에요? 만약 그렇다면 저 비혼주의 포기할래요.”박수혁의 목적이 달성되자 이한석이 즉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