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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0화 기회를 줘

고용인이 말했다.

“새로 오픈한 가게에 가신다고 나가셨어요.”

박수혁은 인상을 찌푸렸다.

새로 오픈한 가게?

상가는 언제 계약한 거지?

그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박수혁은 고개를 끄덕인 뒤, 밖으로 나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세 번째에 겨우 통했는데 그녀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잔뜩 묻어 있었다.

반면 박수혁은 서운했던 기분이 싹 사라졌다. 블랙리스트에 넣지 않은 게 어딘가!

“새로 오픈한 가게가 어디야?”

남유주는 대충 주소를 알려준 뒤, 전화를 끊었다.

바빠 죽겠는데 고작 이런 일로 전화한 박수혁이 못마땅했다.

그녀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공사에 착수했다.

박수혁은 차를 타고 그녀가 알려준 주소로 갔다.

밖에서 보니 예전에 친구들이랑 몇 번 왔었던 술집이었다.

사장은 사업 문제로 해외로 이주했다고 들었다.

남유주가 이런 알짜배기 상가를 찾아낸 건 뜻밖이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녀는 높은 사다리에 매달려 천장에서 전등을 떼어내고 있었다. 사다리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걸 본 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남유주도 사다리가 견고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새로 사기에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쓰기로 했다.

하지만 위로 올라가니 눈앞이 아찔하고 계속 흔들려서 불안했다.

그녀가 한수근을 호출하려던 순간, 사다리에서 갑자기 흔들림이 사라졌다.

누가 잡아준 것 같았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박수혁이 음침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남유주가 가슴이 철렁해서 물었다.

“여긴 왜 왔어? 오늘 출근 아니야?”

박수혁이 이를 갈며 말했다.

“가게를 여기로 옮길 거면 나한테 얘기하지 그랬어. 원래 장사하던 사장 내가 아는 사람인데.”

“부동산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달려왔는데 마음에 들어서 바로 계약했어.”

남유주가 변명하듯 말했다.

박수혁은 월세랑 권리금을 물었고 남유주도 솔직히 대답했다.

가격은 얼추 만족스러운 것 같았다.

“한 2년 정도 쉬게 할 생각이었는데 왜 이렇게 서둘렀어.”

박수혁의 목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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