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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8화 한 번만 묻지

“뭐라고?”

박수혁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

남유주의 친부?

그는 남유주의 과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녀가 가족에 대한 애착이 별로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혈육을 찾아주겠다고 했을 때도 그녀는 거절했었다.

그 뒤로 박수혁은 그녀의 반감을 살까 봐 두려워 그녀의 가족을 수소문하지는 않았다.

딸이 갑부를 만나 잘살면서도 자신을 찾아주지 않자 화가 난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다.

친딸에게 이런 짓을 한 아버지라니!

박수혁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게 누구지?”

“그 여자의 말을 들어보면 누가 먼저 남연 그 여자에게 연락했고 돈을 줘서 사모님을 처리하라고 했답니다. 조사를 해봤는데 조심성이 많은 놈이에요. 돈은 달러로 남연의 계좌에 입금했더군요. 그 전화번호에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없는 번호라고 나왔습니다.”

경호원은 초조한 얼굴로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

남연이 남유주를 질투해서 벌인 짓인 줄 알았는데 배후에 친부가 얽혀 있을 줄은 몰랐다.

“초대한 손님 중에 범인이 있을 수도 있었겠군. 내가 경솔했어.”

박수혁은 피곤한 얼굴로 관자놀이를 마사지했다.

“호텔 측에 말해서 CCTV를 다 조회해 봐. 그 여자가 전화를 받을 때 통화 중이었던 사람은 한 명도 놓치지 말고 전부 조사해. 그리고 이번에 섬에 방문한 손님 리스트를 다시 정리하고 그 사람들의 배경을 알아내서 최대한 빨리 용의자를 특정하도록.”

박수혁이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향했다.

그렇게 오전이 되자 따뜻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비쳐들어왔다.

남유주는 새벽에 열이 내렸지만 고통은 여전했는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었다.

날이 다 밝은 뒤에야 그녀는 고통이 덜했는지 조금 편하게 잠을 잤다.

의사는 두 사람에게 진통제를 주사했다.

고통에 시달리는 남유주와는 달리 박수혁은 독소에 몸이 마비되지도 않았고 열도 나지 않았다.

아마 평소에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은 덕분인 것 같았다.

점심 때가 되자 남유주는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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