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5화

그 사람은 그녀가 떨군 번호표를 보았다. 온지유가 왜 아침 일찍 이곳에서 나타난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했다.

그는 허리를 굽혀 떨어진 번호표를 주웠다.

온지유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빠르게 먼저 주우려고 했다.

그러나 그와 가까이에 떨어져 있었던 탓에 그가 먼저 번호표를 줍게 되었다.

“어디 아파?”

남자는 번호표를 살펴보았다. 그것이 초음파실에서 뽑은 번호표란 것을 바로 알게 되었다.

심플한 번호표를 보고 있으니 그는 더욱 의문이 생겼다.

온지유는 엄청난 비밀을 들킨 사람처럼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황급히 그의 손에서 번호표를 빼앗아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곤 당황한 모습을 감추며 말했다.

“아, 그게 건강 검진 좀 해보려고요.”

여이현은 그녀를 빤히 보며 또 물었다.

“위장이 안 좋은 거 아니었나? 왜 초음파 검사를 하려고 한 거지?”

온지유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그의 두 눈을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말했잖아요. 그냥 간단하게 검진받아보려고 온 거라고.”

여이현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그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병원에 온다는 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온지유가 답했다.

“어젯밤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잖아요. 집에 계시지 않으니 저 혼자 온 거예요.”

“핸드폰은 장식인가?”

온지유는 입술을 틀어 물더니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며칠 전에 제 연락 전부 받지 않으셨잖아요. 그런데 연락해서 뭐해요.”

며칠 전은 일부러 그녀의 연락을 받지 않은 것이었다.

그때는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제부터 그는 핸드폰을 다시 켜뒀다. 그녀가 전화할 거로 생각하며 말이다.

여하간에 그는 이미 며칠 동안 귀가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 혼자 그 집에 남아있어 지내는 게 불편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생각이었던 것 같았다.

그가 없이도 그녀는 알아서 잘살고 있었고 심지어 혼자 병원까지 찾아왔다.

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여이현을 보았다. 그는 어제 입었던 정장을 계속 입고 있었고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온 것 같아 물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