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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장수희 때문에 잔뜩 화났던 정미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훨씬 기분이 좋아졌다. 온지유만 잘 지내면 그녀는 세상에서 부러운 것이 없었다.

두 사람의 사이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이현이 말도 예쁘게 하는구나. 지유야, 봤지? 너도 이현이한테 잘 해줘야 해.”

이 말을 듣고 온지유는 여이현을 힐끗 봤다. 그가 언제 정미리의 마음을 샀는지 궁금한 표정으로 말이다.

여이현은 싹싹한 표정으로 정미리에게 말했다.

“역시 어머님밖에 없어요.”

“그럼.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다 네가 지유한테 얼마나 잘하는지 보아냈을 거야.”

정미리는 이렇게 말하며 온경준을 바라봤다. 온경준도 기쁨과 슬픔이 섞인 눈빛으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기쁜 이유는 온지유가 좋은 집안에 시집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슬픈 이유는 이 행복이 얼마 가지 못할까 봐 조바심이 나서였다.

잠시 후 간호사가 와서 입원 수속은 끝났고 일주일 후에 퇴원할 수 있다고 알렸다. 여이현과 온지유는 잠깐 더 얘기하다가 떠났다.

온경준은 두 사람의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았기에 몇 번이나 재촉했는지 모른다. 온지유는 밖으로 나가면서 섭섭한 듯 말했다.

“아빠는 번마다 이래요. 힘든 일이 있는데도 말하지 않아요. 만약 제가 먼저 발견하지 않았다면 엄청 억울했을 거예요.”

여이현은 온지유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이제 내가 있잖아. 아버님이 힘들어지는 일은 없을 거야.”

온지유는 묵묵히 여이현을 바라봤다. 장수희가 하는 말을 그도 전부 들었다는 생각에 수치심이 들었다. 집안에서 가장 부끄러운 일을 들키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러다가는 여이현도 귀찮게 만들 것 같아서 그는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이현 씨는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요. 원래도 아빠만 마음먹으면 거절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전에는 마음 약해서 거절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예요.”

온경준도 당할 만큼 당했으니 더 이상 만만하게 굴지는 않을 것이다.

여이현은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주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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