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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회사에서 나와 여름은 W 팰리스로 차를 운전했다.

그곳은 동성에서 가장 고급 주택단지였다. 진짜 엄청난 부자가 아니고서는 살 수 없다.

단지 입구에서 경비들이 차는 들어가지 못하게 했기에 걸어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서른이 좀 안 돼 보이는 남자가 수영장 가에 서 있었다. 키가 매우 크고 훤칠하고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검은 색 수트가 매우 품위 있어 보였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혹시나 하며 물어보았다.

“양 대표님?”

“그렇습니다. 도하에서 보낸 디자이너군요, 굉장히 젊으시네요?”

양유진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눈앞에 있는 아가씨는 자신이 동성에서 본 여자 중 가장 예쁜 것 같았다. 모르는 상황이라면 도 대표가 자신에게 미인계라도 쓰려는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눈은 맑고 총총한 것이 정말 착실하게 일만 할 사람 같았다.

“저는 도재하 대표 학교 후배입니다. 오늘 실측 후 디자인 보여드릴게요. 마음에 안 드시면 언제든 디자이너는 교체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여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자신감 넘쳤다.

“덧붙이자면 나이와 실력은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양 대표님께서도 젊으신데요.”

양유진이 웃었다.

“하하, 이거 뭐, 반박할 수가 없게 만드네요.”

여름이 명함을 건넸다.

“강여름이라, 들어본 이름 같은데.”

여름은 혹시나 자신에 대한 나쁜 소문을 들었을까 봐 가슴이 쿵쿵 뛰었다.

“계절명이니까요. 괜찮으시면 대표님께서 함께 둘러보시면서 원하시는 바를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만.”

잠시 후, 양유진은 여름을 데리고 저택을 한 바퀴 돌았다. 헬스장, 홈시어터룸, 농구장, 실내수영장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름은 양유진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대강 파악하고 반 시간도 지나지 않아 멋진 초안을 내놓았다.

양유진의 입맛에 딱 맞는 흠잡을 데 없는 디자인이었다.

“강여름 씨 내공이 제가 해외에서 만난 정상급 디자이너들 못지않은데요. 아주 좋습니다. 특히 이 실내수영장 디자인 무척 흥미롭군요.”

“나중에 입체 이미지로 보시면 더 맘에 드실 거예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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