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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윤혜인이 아무 말 없자 임세희가 말했다.

“오빠가 나더러 해명하라고 해서 이겼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오빠가 절 어느 정도 아끼고 있는지 서울에서 모르는 이 없을 정도예요.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오빠는 당장 당신을 버릴 거예요.”

윤혜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담담하게 물었다.

“두려워요?”

“당신!”

구구절절 늘어놓는 이유가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이 하찮은 년이 그녀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는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하지만 뭔가 생각난 그녀는 입씨름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임세희는 웃으며 한마디 했다.

“우리 두고 보자고요.”

떠나기 전, 임세희는 아니꼽게 그녀의 배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오빠의 옆에서 잠들고 배속에 그의 씨를 품고 있다고 생각하니 당장이라도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자리는 원래 그녀의 것이다.

멀지 않아 이 나쁜 년은 처참하게 무릎을 꿇을 것이다.

임세희가 떠난 후 윤혜인은 그 자리에 서서 마음을 진정시켰다.

방금 임세희는 그녀의 정곡을 찔렀다.

그녀는 두려운지 물었다. 왜 두렵지 않겠는가? 당연히 두렵다.

그녀는 임세희보다 더 두려웠다.

임세희는 이준혁이 떠나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그녀와 함께 할 것이지만 그녀에게는 외할머니를 제외하곤 이준혁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때로 매우 고집이 세서 항상 머리를 세게 부딪히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것도 윤혜인이 직접 경험한 후에야 알게 된 것이다.

...

두 발짝도 떼지 못했는데 윤혜인은 한구운을 만났다.

그의 팔은 붕대를 감고 있었고 손에 들었던 물병이 바닥에 떨어졌지만, 허리를 굽히기 불편해 보였다.

윤혜인이 앞으로 다가가 물병을 집어 건네주었다.

그녀를 본 한구운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혜인아.”

그녀가 왜 병원에 있는지 묻지 않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

윤혜인은 자신 때문에 선배가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했다.

물병을 열려고 하는 그의 모습이 불편해 보였다.

윤혜인은 다급히 뚜껑을 열고 다시 건넸다.

한구운은 바로 물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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