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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2장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 속에서도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하유곤을 향해 뺨을 때릴 듯 손을 올렸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한바탕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실례합니다. 길 좀 비켜 주세요.”

군중을 헤치고 몇 사람들이 만면에 미소를 띤 채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은 하현이 한동안 보지 못했던 도박왕 화풍성이었다.

화풍성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화 씨 집안의 아들딸이었다.

화옥현, 화소붕 등은 조금 어색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하현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했다.

화소혜는 환한 미소로 하현의 팔을 껴안으며 말했다.

“하현 오빠, 이게 얼마 만이에요?”

화풍성은 눈앞에 늘어선 사람들을 쭉 한번 훑어보았다.

대충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늙은 여우답게 그는 누군가 고의로 이런 자리를 만든 게 틀림없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마침 어르신 잘 오셨습니다. 오셔서 저 대신 시시비비를 좀 가려 주십시오.”

하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얼른 하유곤이 선수를 치며 일어섰고 의분에 가득 찬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하현이 글쎄 다른 사람 차를 치려고 하는 것도 모자라 날 또 때렸어요.”

“완전히 면전에서 날 무시한 거라고요!”

“우리 노부인의 체면을 완전히 짓밟은 거나 다름없어요!”

하유곤은 괴롭힘당한 사람처럼 보이려 한껏 불쌍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그의 부하들도 덩달아 나서서 하현이 사람을 업신여겨서 죽을 지경이라는 둥 뭐라는 둥 미리 준비한 대사를 읊어 댔다.

“하현, 오늘은 큰 경사가 있는 날 아닌가?”

“이런 좋은 날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응어리를 잘 풀어야지.”

화풍성은 온화한 표정과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은 나의 좋은 친구야. 나와 내 가족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어. 이 일은 나를 봐서라도 그냥 넘기면 안 되겠는가?”

“물론 자네의 차는 내가 하현을 대신해서 배상하겠네. 망가진 차보다 몇 배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배상하지.”

“그리고 위로금 조로 작은 성의도 보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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