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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조연아는 초췌한 조학찬의 모습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구레나룻에 희끗희끗하게 난 흰머리며 빛을 잃은 눈동자...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왜 이렇게까지 되었나 싶었다.

아무리 밉다지만 천륜으로 얽힌 사이, 이렇게까지 무너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하진 않았지만 도저히 눈앞의 남자를 향해 아버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빠, 조심 좀 하시죠!”

부랴부랴 달려간 하율이 조학찬의 몸 구석구석을 살폈다.

“여긴 제가 정리할게요. 아빠는 언니랑 얘기 나누세요.”

“그래... 연아야, 우린 2층으로 가자.”

절뚝이며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연아의 모습은 더 착잡해졌다.

“언니, 아빠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으셔. 그러니까... 부탁할게.”

애원 가득한 하율의 목소리에 조연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후, 2층 서재에 도착한 조연아는 어색하게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 당장이라도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뿐이었다.

한편, 절뚝이며 움직이던 조학찬은 서랍장에서 무거운 나무상자 하나를 꺼냈다.

“연아야, 내가 보낸 문자는 전부 무시하더니 하율이 말 한 마디에 이렇게 와줄 줄은 몰랐다.”

“아버지도 백장미 그 여자도 밉지만... 하율이는 아무 잘못 없으니까요.”

애초에 하율이 두 사람 자식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아이에게 무슨 잘못이 있을까 싶었다.

“그래. 하율이는 아무 잘못도 없지...”

“용건부터 말씀하세요.”

여전히 차가운 그녀의 태도에 조학찬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연아야, 보다시피 내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 그리고 백장미 그 여자도 어디까지나 내 아내이자 하율이 엄마다. 그런 사람이 감옥에서 지내는 걸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이 많이 불편해.”

“그래서 제 선처를 원하시는 거예요?”

‘그럼 그렇지. 괜히 마음 약해져서 여기까지 끌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그럴 일은 절대 없어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한 조연아가 돌아섰다.

“연아야!”

바로 그때, 조학찬이 다급하게 그녀를 불러세웠다.

“그럼,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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