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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그러면 사과하고 배상하고 난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 씻으러 갈 거니까 이 손 놔요, 어서.”

박민정은 가차 없었다. 유남준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손을 놓았지만 손등에는 옅은 이빨 자국이 남아있었다.

그녀가 욕실로 들어간 후, 유남준은 서다희한테 전화를 걸었다.

“연지석에 대해 알아봐, 지금 위치가 어딘지.”

저편에 있는 서다희의 눈동자에 의문이 담겼다. 설마 설날부터 사람을 죽이려는 건 아니겠지...

“대표님, 며칠 전에 알아봤는데 연지석은 아직도 회복되지 않은 것 같아요.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여지를 좀 남겨두는 게 어떨까요?”

“사람을 보내서 안전하게 지켜줘, 죽지 않도록.”

유남준의 말을 들은 서다희는 너무나 놀랐랍고 잘못 들은 줄로 알아, 눈을 화등잔만 하게 떴다.

“네?”

“민정이가 연지석의 일에 대해 알아버렸어. 나한테 배상하고 사과하래. 네가 대신 예전에 뺏어왔던 프로젝트 몇 개를 도로 던져줘, 그걸로 배상하고 사과한 셈 치자.”

이 정도로 내키지 않는 일을 하는 건 유남준도 난생처음이다. 그가 착한 자선가가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서다희는 이제야 그 원인을 알았다.

‘역시 사모님 때문이군.’

“알겠어요,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할 때 증거를 남겨놓는 걸 잊지 마. 민정이도 알 수 있게끔.”

유남준이 마지막에 당부했다. 그가 사과하겠다는 말은 절대 진심일 리 없었다.

“네.”

...

왕년의 섣달그믐날은 모두 은정숙과 함께였지만 올해는 그녀도 없고 임신도 하여, 박민정은 샤워를 마치고는 방으로 들어와 누웠다.

잠이 든 지 얼마 안 되어 커다란 인영이 방으로 들어와 긴 팔을 뻗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화들짝 놀란 박민정은 눈을 번쩍 떴다. 어둡고 은은한 무드 조명이 유남준의 얼굴을 비추었다.

“어떻게 들어왔어요?”

분명히 문을 잠갔는데?

유남준은 그녀를 꼭 껴안고 묻는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연지석 일은 이미 서 비서한테 말해놨어. 그러니까 이제 화 풀어.”

박민정은 그가 왜 연지석을 죽음의 변두리까지 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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