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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한낱 모델일 뿐인 최현아의 시어머니는 이 집안에서 존중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고영란은 달랐다. 그녀의 친정은 KC 그룹이고 오빠와 동생들은 정재계는 물론 불법 조직까지 주무르는 돈과 권력을 갖고 있어, 그들앞에서 자신은 개미 목숨과도 다름없었다.

최현아는 고영란을 시어머니로 두지 못한 것이 너무 한스러웠다. 그랬다면 자신의 아들

유지훈은 진작에 유씨 집안 지분을 갖고도 남았을 것이다.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내색할 수 없었다. 최현아는 예의 바르게 고영란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 곁에 있는 윤소현을 향해서도 미소를 지었다.

윤소현도 그녀를 보며 방긋 웃었다.

“형님.”

“그래.”

최현아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인사를 받고는 떠났다.

그녀가 가는 뒷모습을 지켜보며 윤소현은 박민정을 싫어하는 사람이 자신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나중에 최현아와 몰래 관계를 잘 맺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윤우가 보이지 않자 고영란은 물었다.

“너랑 같이 온 그 애는 어디 갔어?”

“윤우는 화장실에 있어요.”

박민정이 대답하자 고영란은 화장실이 있는 쪽을 기웃거리며 지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

화장실로 들어간 윤우는 몰래 뒷문으로 빠져나와 홀로 들어갔다.

유씨 일가 친척들이 워낙에 많은 데다 아이를 데려온 친척들도 꽤 되어 사용인은 윤우를 보고도 막지 않았다. 윤우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홀 안으로 들어갔고, 사람들 속에서 쓰레기 아빠가 한창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한테 꾸지람을 듣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저 사람이 내 증조할아버지겠지? 저 할아버지도 분명 좋은 사람이 아닐 거야.”

윤우는 작게 중얼거리며 비싼 정장 차림으로 유명훈 곁에 앉아서 과일을 먹고 있는 유지훈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유지훈의 자신만만하고 우쭐대는 모습은 마치 그가 이 집의 주인인 것만 같았다.

“쪼그만 게.”

전에 예찬이가 유지훈에 대해 얘기해 준 적이 있었다. 예찬인 척 이 저택에 왔을 때도 지훈이와 마주쳤었다.

윤우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할머니와 할어버지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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