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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김은우가 내민 손이 허공에 멈췄다. 그는 한참 뒤에야 손을 거둬들였다.

“저...”

박민정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갔다.

김인우는 따라가서 사과하고 싶었으나 유남준이 그를 잡아끌었다.

“넌 왜 날 잡아당겨?”

유남준의 얇은 입술이 열렸다.

“사과는 나중에 다시 해.”

정월 초하루부터 김인우 때문에 분위기를 다 망치고 싶지 않았다.

김인우도 그의 말을 듣고 너무 서두르면 안 될 거 같아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박민정의 아들도 만나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떠나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럼 나 오늘은 이만 돌아가고 다음에 다시 올게.”

“응, 그래.”

김인우는 차를 타고 떠났다.

박민정은 방으로 돌아와 소파에 누워 책을 계속 읽었다. 그리고 얼마 뒤에 유남준이 돌아오자 물었다.

“아까 일이 있다던 게 김인우 씨 일이에요?”

유남준은 아까부터 김인우 때문에 자신이 연루될까 봐 걱정했는데 박민정이 이렇게 묻자 바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김인우와의 연관을 끊어냈다.

“난 인우가 뭘 말하려는지 몰랐어.”

박민정은 책을 덮고 정색하여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됐어요. 난 김인우 씨랑은 친하게 못 지내요, 적어도 지금은 불가능해요.”

유남준이 누구와 친구를 사귀는가 하는 것은 그의 자유지만, 그녀도 나름 친구 사귀는 기준이 있다.

유남준은 곁에 앉으며 그녀를 품에 꼭 껴안았다.

“응, 그래. 다 네 말대로 해.”

유남준의 품에 안긴 박민정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가 이내 그의 손을 떼어냈다.

“책 읽어야겠어요.”

“무슨 책을 보는데?”

유남준은 계속 그녀를 품속에 끌어안은 채 물었다.

“그냥 법률에 관한 책인데 당신 서재에서 가져온 거예요.”

유남준의 서재에는 여러 분야의 서적이 골고루 들어있어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했다.

한수민이 아직 구속되어 판결을 내리지 않은 상태고, 박씨 집안의 재산도 되찾으려면 법률 지식을 좀 알아둬야 할 것 같았다.

“한수민 때문에 그래? 내가 전문 변호사팀을 알아봐 줘?”

“아뇨,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

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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