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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최현아는 그 상황을 보고 말리는 척했다.

“지훈아, 동생한테 좀 양보해.”

하지만 지훈이는 척하는 게 뭔지, 눈치를 살피는 게 뭔지를 전혀 모르고 오직 자신의 물건이 남한테 뺏기면 안 된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지훈이는 의자에서 내려와 윤우 곁으로 달려가더니 그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너 내려와!”

전에 예찬이한테 얻어맞은 적이 있어, 그와 너무 닮은 윤우한테도 지훈이는 감히 손찌검을 하지 못했다.

“얼른 내려오라니까, 이 굴러먹다 온 놈이!”

말끝마다 굴러먹다 온 놈이라고 하는 통에 박민정은 듣기 거슬려 손을 그러쥐었다.

최현아는 속으로 냉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말리지 않았다.

유명훈은 마지못해 사용인에게 말했다.

“가서 의자 하나 더 가져와서 내 옆에 갖다 놔.”

“싫어요. 난 꼭 이 의자에 앉을 거예요!”

총애를 듬뿍 받고 자란 지훈이는 막무가내였다. 반드시 윤우가 앉은 의자에 앉고야 말겠다고 심통을 부렸다.

박민정은 더는 보다 못해 윤우를 불렀다.

“윤우야, 엄마 옆에 와서 앉아.”

“응, 알았어.”

윤우는 바로 의자에서 내려오며 애정 어린 눈빛으로 지훈이를 보며 말했다.

“너 나보다 작지? 내가 양보할게. 형이 동생한테 양보하는 건 당연한 거니까.”

이 말은 최현아가 아까 한 말에 대한 반격이었다.

부잣집에서 장손의 위치는 그 뒤에 태어난 아이들과 다른 법이다.

최현아는 얼굴색을 확 달리했다.

“윤우야, 너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우리 지훈이가 너보다 좀 커. 네가 형이라고 불러야 해.”

“얘가 나보다 커요?”

윤우는 어리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유치해요? 의자 하나 가지고.”

최현아는 순간 목구멍에 솜이 들어찬 것만 같았다.

유명훈은 큰 소리로 껄껄 웃었다.

“맞다, 윤우야. 그냥 의자일 뿐이야, 싸울 거 없어. 네가 지훈이보다 더 커 보이는구나. 자, 할아버지 곁에 앉아. 엄마한테로 갈 거 없어.”

윤우는 박민정한테 눈길로 동의를 구했고 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유명훈의 다른 한쪽에 앉았다.

지훈이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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