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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아직 자고 있어서 부를 수 없어.”

유남준이 차갑게 거절했다.

김인우는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남준아, 나 벌써 여기 온 게 두 번째인데 아이를 보여주면 안 돼? 절대 깨지 않게 조심할게.”

“안 돼.”

김인우는 속으로 혀를 찼다. 유남준이 아이를 어찌 아끼는지 보여주지도 않을까.

김인우는 오늘도 아이를 못 봐서 너무 아쉬웠다.

“그래, 알겠어. 화장실 다녀올게.”

안 보여주면 몰래 보면 된다.

...

밖에 있는 정원에서 박민정과 조하랑은 산책하고 있었다.

조하랑은 박민정이 불편해할까 봐 기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근황에 대해서 얘기했다.

박민정은 조하랑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이번에는 자신이 절대 억울하게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했다. 그제야 조하랑은 마음을 내려놓았다.

“기분 나쁜 일 있으면 무조건 나한테 말해야 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그녀는 대답하자마자 조하랑에게 물었다.

“김씨 집안에서는 잘 지내고 있어?”

김씨 집안을 언급하자 조하랑은 전처럼 적개심을 보이지 않았다.

“김인우 말고는 다 좋아. 아무튼 우리 집에 있는 거보다는 좋아. 할아버지가 현명한 분이셔. 그래서 나 매일 자유롭게 지내고 있어. 할아버지께서 내가 다시 변호사 하는 것도 지지해 주셔.”

김훈을 언급하자 조하랑은 또 뭔가 떠올랐다.

“아참, 민정아, 할아버지께서 예찬이가 김인우 아들이 아닌 거 아셔. 그런데 내 아들이 맞으면 된다고 하셨어. 날 정말 친손녀처럼 대해 주셔.”

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나서 진심으로 기뻐했다.

조하랑은 계속해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얼마나 예찬이를 예뻐하시는지 몰라. 오늘 원래 김인우가 예찬이도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시면서 예찬이와 바둑을 둬야 한다고 하셨거든.”

“어른들이 예찬이를 예뻐하지.”

박민정은 조하랑의 말을 통해서만 김훈이 예찬이를 예뻐한다는 것을 들었지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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