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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커피숍에서.

박민호는 커피를 젓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이곳에서 기다렸다.

마침내 박민정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박민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나, 여기 앉아.”

박민정은 그의 친절함을 무시했다.

“경비원이 네가 나를 찾았다고 하던데 무슨 일이야?”

“엄마가 암에 걸렸는데 말기야.”

박민호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박민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어제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 엄마가 구치소에서 갑자기 기절해서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했는데 뇌암 판정을 받았대. 이미 말기라고 하더라.”

박민호가 덧붙였다.

박민정은 그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조롱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합의서라도 써서 그 사람을 구해줬으면 좋겠어?”

한수민은 좋은 환경에서 자랐는데 어떻게 암에 걸릴 수 있을까?

은정숙에게는 가족이 없어서 박민정은 그녀의 양딸과 다름없었다.

박민정이 합의서를 작성하면 한수민은 가벼운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박민정, 너 마음이란 게 있어? 우리 친엄마인데 정말 엄마가 죽는 걸 보고 싶어? 그 도우미는 자살한 거라고 엄마가 말했잖아.”

박민호는 증오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박민정의 얼굴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자살이라고? 우리 엄마는 한수민에게 살해당했어.”

“누구더러 엄마라는 거야? 그 여자는 그냥 열등한 쓸모없는 도우미일 뿐이야...”

짝!

박민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민정은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때렸다.

박민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민정을 쳐다보며 말했다.

“도우미 따위 때문에 날 때렸어?”

“아줌마는 내 마음속에서 도우미가 아니라 내 친엄마보다 나아. 그러니까 그런 말 할 거면 입 다물고 있어!”

박민호는 얼굴이 뜨거웠다. 입에서 나온 모욕적인 말은 박민정의 날카로운 눈빛에 강제로 되돌려졌다.

왠지 모르게 그는 박민정이 조금 두려웠다.

“좋아. 그 사람 얘기는 하지 말고 우리 친엄마 얘기를 하자. 엄마가 아무리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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