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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그날 밤 도윤은 잠을 전혀 이룰 수 없었다.

지아를 안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알기에 도윤은 당연히 보물을 놓을 수 없었다.

지아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더라도 눈을 감고 싶지 않아 조심스럽게 두 팔을 감싸안았고, 그의 눈에는 깊은 사랑이 가득했다.

지아는 날이 밝을 때까지 푹 잠을 잤다.

눈을 뜨자 초점 없는 도윤의 눈을 마주한 지아는 바로 깜짝 놀랐다.

“밤새운 거야?”

도윤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뱀만 생각하면 무서워서. 그리고 네가 나한테 꽉 매달리는데 도저히 잘 수가 없었어.”

지아가 시선을 내리자 문어처럼 두 손과 두 발로 그를 단단히 감싸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서둘러 도윤을 밀어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일부러 그런 거라도 괜찮아.”

도윤은 미소를 지으며 지아를 바라보았다.

“난 상관없어.”

지아는 손을 뻗어 도윤의 눈앞에서 흔들었고 그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

도윤은 어젯밤보다 눈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지아의 이목구비 위치가 어렴풋이 보였고, 여전히 흐릿했지만 시력이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이제 좀 쉬어도 돼. 날이 밝으면 위험한 것도, 뱀도 없으니까.”

“지아야, 나 배고파.”

지아는 어이가 없었다.

“알았어, 아침 만들어줄게.”

제대로 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해 이 나이 먹고 어린이로 살 생각인지.

하지만 그러려면 우선 애지중지 받아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걸 지아는 간과했다.

척박하던 마을에 지아가 와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농사와 축산 기술을 가르쳐서 지금은 매우 잘살게 되었다.

처음 며칠 동안은 죽이나 과일만 먹다가 이제 정상적으로 먹을 수 있게 되자 도윤이 배가 고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아는 좁쌀 한 줌으로 죽을 만들고, 밭에서 갓 딴 옥수수를 갈아 전을 부친 다음, 직접 담근 작은 장아찌를 잘게 썰었다.

이런 건 도윤이 평소에 먹기 힘든 음식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것들이었다.

“지아야, 요리 실력이 늘었네.”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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