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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지아는 밤새 잠을 거의 못 자고 계속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강욱이 방에 들어올까 봐 걱정하면서도 지아는 강욱이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되었다.

배 전체가 파티를 벌이는 동안 지아가 있는 곳만 적막감이 감돌았다.

두 손으로 무릎을 감싸고 마루에 앉아 창밖으로 힘없이 차가운 달을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지아는 그동안의 어이없고 우스꽝스러웠던 삶의 단편들을 떠올리며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아이와 헤어지고 하루하루 숨어 지내야 하는 걸까.

저 문이 열려도 자신이 뭘 할 수 있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당연히 지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둘의 힘은 하늘과 땅 차이였고, 남자가 정말로 밀어붙인다면 지아는 오롯이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를 위해 죽음을 택할 수도 없었고, 이 굴욕적인 밤을 영혼에 영원히 새길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도망칠 수도 없다.

지아는 단지 평범한 삶을 원했는데 결국 맞이하게 된 건 이런 결말이었다.

그렇게 불안한 밤이 지나 해가 떠오르고,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을 이뤘다.

지아는 밤을 지새우다 잠이든지 30분도 되지 않아 쏟아지는 햇빛에 꿈에서 깨어났다.

팔을 올려 눈부신 햇빛을 차단하던 지아는 이윽고 어젯밤에 일어난 일이 생각나 즉시 술병을 잡고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의자와 테이블은 여전히 문에 붙어 있었고, 움직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온 세상이 고요하고 밖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엄마.”

침대에서 일어난 소망이는 잠에서 깨어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졸린 눈빛으로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소망이 일어났어?”

소망은 배를 만지며 낮게 말했다.

“우유.”

매일 아침 분유를 마시는 것이 습관이었던 소망이에게 우유를 타주는 것도 강욱의 일이었다.

지아는 바삐 말했다.

“알았어. 엄마가 지금 바로 우유 타 줄게.”

“강욱 삼촌.”

소망은 맨발로 침대에서 일어나 꼬리처럼 엄마를 졸졸 따라다녔다.

요 며칠 스위트룸에 지내면서 아이는 매일 아침 일찍 강욱의 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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