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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건우는 한숨을 쉬었다.

“널 누가 말려. 이따가 보내줄 테니까 다시 생각해 봐.”

“생각 끝났어요. 선배, 그동안 도와줘서 고마워요.”

지아는 건우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건우가 아니었다면 딸을 만나기는커녕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던 전 생활에 비하면 뜻밖의 축복을 받은 셈이었다.

건우는 할 말이 많았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고마워할 필요 없어. 사실 난 아무것도 한 게 없어. 아무튼 조심해.”

전화를 끊고 나서 건우의 손바닥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다빈은 얼른 고개를 내밀었다.

“뭐래요, 지아 언니가 의심하지는 않죠?”

“그런 것 같진 않아. 어차피 나 말고 떠올릴 만한 사람이 없을 테니까.”

다빈은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아 언니한테 거짓말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아요. 우리까지 속였다는 걸 알면 속상해할 텐데. 망할 이도윤, 대체 지아 언니가 살아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대요? 생각만 해도 무서워요. 너무 음흉한 남자예요. 지아 언니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장례식까지 치르고 밤낮으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니. 지아 언니는 그런 미친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어요.”

“사랑은 양날의 검이라 잘 되면 애정이지만 걷잡을 수 없어지면 집착이 돼. 우리가 지아를 지킬 능력이 없으니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거야.”

건우는 오늘 아침 그 전화에 얼마나 놀랐는지 몰랐다.

모두를 속였다고 생각했는데 도윤은 진정한 사냥꾼이었다.

“이번 일로 정신 차리고 교훈을 새겨서 다시는 예전처럼 지아 언니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건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길 바라야지.”

그렇게 말한 후 건우는 전화를 걸어 도윤에게 연락해 지아의 생각을 전했다.

도윤은 나름 예의 있게 계좌 번호를 알려주며 고맙다는 인사까지 덧붙였다.

다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긁적였다.

“어쩐지 올 한 해 순조롭다고 했어요. 엄마 사업도 잘되고 큰 주문도 몇 건 받아서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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