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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민아는 입을 삐죽거렸다.

“그런 농담 하나도 재미없어. 지아야, 어떡해. 그 사람이 오면 우리 계획은...”

세찬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무슨 계획? 김 비서, 나 몰래 뒤에서 나쁜 짓 하는 거야?”

민아는 하마터면 들킬 뻔하자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

그나마 지아가 침착하게 마스크를 벗고 수술 도구를 내려놓은 다음 수술복을 벗고 방 밖으로 나왔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민아가 말한 건 그쪽이 잘 때 칼로 찔러서 죽일지, 설사약을 먹여서 죽일지였어요. 그런 계획은 하루에도 백 개는 생각해 내거든요.”

민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지아에게 눈짓했다.

‘역시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지아는 차분하고 절제된 성격, 민아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성격이라 서로 보완하기 딱 좋았다.

세찬은 가볍게 웃었다.

“장난이 심하네. 역시 형수님께서 현명하시네요.”

지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강세찬 씨도 저희가 이미 이혼했다는 걸 아실 텐데 그런 호칭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요.”

“미안합니다, 소지아 씨.”

그제야 세찬은 도윤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민아는 화가 나면 달려들어 물고 얼굴을 할퀴는데 지아는 말다툼은커녕 차갑게 쳐다보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강세찬 씨는 섬에 왜 오셨죠? 민아가 이제 겨우 이겨내고 있는데 지금 그쪽을 만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민아는 세찬을 마주하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꼈고,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만 소란을 피웠으며, 평온할 때는 습관적으로 멀리 피했고 함부로 쏘아붙이지도 않았다.

지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민아는 당장에 속으로 감탄을 뱉었다.

‘역시 지아야!’

“흠, 김 비서 만나러 왔습니다.”

지아는 무심코 머리 위의 감시카메라를 가리켰다.

“이 섬에는 카메라가 많고 강세찬 씨도 적지 않게 봤을 텐데 왜 굳이 여기까지 와서 사람 불쾌하게 하시는 거죠? 솔직히 민아와 미래를 꿈꾸는 것도 아니면서 왜 서로 시간만 낭비하시는 건가요? 본인도 불쾌하고 남도 불행할 뿐인데.”

민아는 일방적으로 지아가 자신의 변호인이라고 여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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