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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1화 오직 하나

케빈이 그 기억의 파편들을 잡으려 할 때 시영은 갑자기 그를 놓아주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모두 기억난 거지? 그럼 무릎 꿇어!”

이때 시영의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더 이상 전처럼 매혹적이지 않았다. 그녀의 분노와 증오가 마침내 터져 나왔고 마치 케빈의 피를 마시고 살을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케빈은 이런 시영을 보고 전혀 놀라지 않았다. 케빈은 시영이가 서랍에서 채찍을 꺼내어 높이 치켜들고 힘껏 내려칠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고통이 밀려왔지만 케빈은 오히려 이상한 안도감을 느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처럼.

시영은 미친 듯이 채찍질을 하며 소리쳤다.

“케빈! 내가 말했잖아, 너는 내 개라고! 그런데 넌 훌륭한 개조차도 못 되는구나! 내가 너한테 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줬는데 왜 굳이 기억을 찾으려고 나서는 거야?”

“내가 잘해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나 해? 서 있는 게 싫으면 무릎을 꿇어!”

시영은 채찍을 계속 휘둘렀고 그녀의 분노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을 때 무릎을 꿇고 있는 케빈을 쳐다보았다.

이전에 시영이가 이런 말을 꺼낼 때 케빈은 늘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나 지금의 케빈은 시영을 쳐다보고 있었고 조금도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시영은 갑자기 차분해지며 깨달았다.

“기억을 되찾지 못한 거야?”

케빈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영은 그의 등에 가득한 채찍 자국을 보자 눈동자가 흔들렸다. 시영은 채찍을 버리고 케빈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미안해, 케빈 오빠. 일부러 때린 게 아니었어.”

시영은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듯 케빈의 어깨에 머리를 묻으며 말했다.

“너무 놀라서 그랬어. 오빠가 기억을 되찾으면 날 떠날까 봐 두려웠어. 정말 때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야. 내 말 믿어줄래?”

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씨께서 무엇을 하든 상관없습니다.”

시영은 이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살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주머니를 불러 약을 가져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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