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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화

손목의 피가 욕조를 빨갛게 물들였다. 그야말로 섬뜩한 광경이었다.

“소월아, 스톡홀름 증후군에 대해 알아? 인질은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자신을 가둔 범죄자와 사랑에 빠진대...”

16살의 전연우는 살기 위해 장해진의 밑에서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었다. 그는 한 무리의 남자가 열몇 살의 소녀를 폭력적으로 범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았다. 소녀는 돈을 갚지 못해 팔려온 아이였다.

마음과 육체에 상처를 입고 정신적으로 붕괴한 뒤 여자아이는 폭력범들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런 경우를 수도 없이 봐왔다.

그 후 2주 동안 전연우는 줄곧 로즈 가든에 머물렀다. 출근할 때면 늘 장소월더러 옷을 입혀주고, 넥타이를 매주고, 아침을 만들게 했다.

아내가 남편을 위해 일하는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감정 없이 냉담하고 기계적이었다. 그저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억지로 할 뿐이었다.

그녀도 도망치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연우가 문 앞에 센서 장치를 설치해 두었기에 그녀가 나서기만 하면 그의 핸드폰에 경보음이 울린다.

경호원도 곧바로 달려와 그녀를 돌려보낼 것이다.

장소월이 활동할 수 있는 곳은 아파트 단지 내뿐이었고 경호원이 줄곧 먼 곳에서 그녀에게 눈을 떼지 않고 감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오랜만에 아래로 내려와 벤치에 앉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늘 아침부터 시작된 가슴을 꽉 메우는 답답함과 불안함이 하루종일 가시지 않았다.

장시간 집에 머무른 탓인 줄 알았으나 이곳에서 한 시간 남짓 앉아있었음에도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이런 느낌이 들 때면 반드시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

장소월은 가슴을 부여잡았다.

돌연 그녀의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랐다. 혹시 그 사람이?

장소월에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

사실... 그녀는 강영수가 줄곧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3년 전.

허 교수님과 함께 풍경화를 그리러 파리를 떠나기 일주일 전, 그녀는 생활용품을 사러 마트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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