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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청연산 높은 산봉우리에 서 있으니 아름다운 석양이 한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노을빛이 장소월의 몸을 비추던 그때, 전연우와의 통화를 마친 경호원이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아가씨, 대표님께서 하실 말씀 있으시답니다.”

장소월이 핸드폰을 받아 귓가에 가져갔다.

“무슨 일이야?”

“일찍 집에 가. 나 걱정하게 하지 말고. 하산하는 길은 위험하니까 케이블카 타고 내려가. 응? 알겠지?”

그 뒤를 이어 인시윤의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연우 씨, 저 웨딩드레스를 갈아입었어요. 이제 마지막으로 이 의상으로만 촬영하면 끝나요.”

장소월이 전화를 끄고 핸드폰을 경호원에게 돌려주었다.

“이제 돌아가죠.”

“아가씨, 케이블카 위치는 이쪽입니다.”

하지만 장소월의 대답을 돌아오지 않았다.

이미 날은 어둑해지고 있다.

불과 발끝 아래 길조차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똑똑히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경호원들은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며 전부 핸드폰 라이트를 켜고 장소월의 길을 비춰주고 있었다.

“아가씨, 조금만 쉬시죠. 대표님께서 지금 이쪽으로 오고 계십니다. 계속 이렇게 내려가다간 다치실 수도 있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손전등을 환히 비추며 산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얼마 후, 전연우가 어두운 얼굴로 장소월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고 있던 정장을 그녀에게 입혀주었다.

“다음에도 또 이러면 집 밖 아무 데도 가지 못하게 할 거야.”

장소월은 그가 정말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 이 시간엔 인시윤과 함께 있을 거라 짐작했으니 말이다.

전연우가 그녀의 몸에 손을 대보니 얼음장같이 차가워져 있었다.

전연우는 곧바로 그녀를 안고 걸어갔다. 본래 두 시간 정도 걸려야 할 여정이었지만 한 시간이 지나니 산자락에 도착했다.

차 문을 열어보니 인시윤이 앉아있었다.

장소월을 본 인시윤은 곧바로 그녀에게 따뜻한 물을 부어주었다.

“이거 마시고 몸을 좀 녹여. 이렇게 추운 날씨에 산길은 위험해. 나랑 연우 씨가 걱정 많이 했어.”

장소월은 차에 올라타 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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