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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전연우는 인시윤과 혼인신고를 한 이후에도 줄곧 로즈 가든에 머물렀다.

다만 장소월은 더는 그와 함께 회사에 가지 않았다.

장소월의 출현은 이미 적잖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었다.

인시윤이 성세 그룹의 안주인이 된 지금, 그녀가 또다시 나타난다면 사람들이 무슨 말을 떠들어댈지는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전연우와 인시윤의 결혼식 3일 전부터 서울시 전체는 성세 그룹과 인하 그룹이 사돈을 맺었다는 소식으로 뜨겁게 들끓었다.

두 사람의 예식장은 서울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호텔 측에선 아예 3일 동안 문을 닫고 결혼식 준비에 매진했다.

장소월은 인시윤이 보낸 경호원의 도움으로 또다시 청연사로 향했다. 오직 강영수를 위해 날씨가 좋지 않은 날 빼고는 매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산에 올랐다.

어젯밤 전연우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여 그녀는 어둑한 새벽 일찍 출발했고 산봉우리에 도착하니 해가 완전히 떠올라 세상을 밝히고 있었다.

오늘 청연사엔 불경을 드리러 온 사람이 별로 없었다. 장소월은 처음으로 청연사에 들어온 사람이었다. 문이 열리고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걸어 나왔다.

“아미타불, 장 시주.”

장소월이 매일 절에 드나든 탓에 많은 스님들이 그녀를 알아보았다.

장소월은 늘 그랬던 것처럼 불상 앞에서 몇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다.

두 번째 이곳에 왔을 땐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었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항상 강영수가 하루빨리 의식을 되찾고 몸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가 깨어날 때까지 매일 매일 이곳에 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영수의 상황은 하루하루 더 악화 됐다. 신장 등 장기 기능까지 천천히 퇴화하여 갔다. 의사 선생님은 이후 닷새 안에 깨어나지 못한다면 가망이 없으니 치료를 지속해 나갈 필요도 없다고 통보했다.

주지 스님이 걸어 나왔다.

“장 시주, 애쓰지 말고 그냥 하늘의 뜻에 순응하십시오. 아미타불.”

장소월이 간신히 새어 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예전 운명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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