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월은 전연우와의 결혼기념일에 죽었다.그녀가 전연우와 결혼한 지 어언 8년, 생의 절반을 양보하면서 조용히 살았지만 결국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이혼 후 그녀는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 겨우 버텨내면서도 전연우가 한 번이라도 와서 봐주길 바랐다.눈꽃이 흩날리는 밸런타인데이에도 전연우는 나타나지 않았다.그녀는 후회에 가득 차 있었다.“전연우... 만약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널 사랑하지 않을 거야!”환생 후 그녀는 18살로 다시 돌아갔다. 이번 생은 전처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그와 관련된 모든 것으로 부터 도망가리라 결심했다.그녀가 전연우한테서 멀어지려 하자 그는 오히려 그녀에게 한걸음 한걸음 위험하게 다가왔다. 악마와도 같은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소월아, 이번 생은 내가 너 책임질게...”
View More침대에 누워있던 장해진은 장소월의 손에 들려있는 사진을 보고 단번에 자극을 받아 흥분하기 시작했다. 장소월은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크게 반응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심지어 손을 뻗어 사진을 뺏으려 하기까지 했다."그러니까... 아버지, 정말 이 사람을 알고 계시는 거죠? 그럼 이 사람은 왜 엄마와 함께 있는 거죠?"장소월은 너무나도 간절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싶었다. 그 사람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뎌야 했는지 모른다. 서철용은 그녀에게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그녀를 죽이는 것으로 복수하려 한다. 그와 대화해본 결과 그의 복수심은 그녀뿐만 아니라, 장씨 집안 전체를 향하고 있었다.전연우도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 모르는 것 투성이인 일들이 얽히고 얽혀 숨이 턱턱 막히는 안개를 형성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장소월은 아무리 벗어나려야 벗어날 수가 없었다.그녀는 전생에서도 이 남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서철용이 아니었다면 아버지의 서재에 숨겨진 방이 있었던 것도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대체 그녀가 모르는 일들이 얼마나 더 많이 있단 말인가?장해진은 점점 더 흥분해 급기야 입에서 거품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장소월은 깜짝 놀라 다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도와주세요... 빨리 도와주세요... 아버지가 이상해요!"전연우와 인시윤이 곧바로 달려왔다. 그녀는 얼이 빠진 상태로 멍하니 지켜보다가 아버지가 구급차에 실려 가서야 정신을 차리고 따라가려 했다. 하지만 전연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가지 마, 집에 있어."장소월은 도저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가...""내 말 들어. 아무 일 없을 거야."그 말에 장소월은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물증은 없고 심증뿐인 그 이야기를 이 오픈된 장소에서 할 수는 없다.건강을 병적으로 챙기는 장해진은 매년 잊지 않고 건강검진을 받았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저토록 병이 악화한단 말인가. 장소월은 옆에 있는 강만옥을 힐끗 쳐다보았다.
장소월이 처음으로 강만옥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순간이었다."팡!" 갑자기 부엌에서 귀를 찢을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부엌에서 바쁘게 일하던 도우미가 장소월이 한 말을 듣고 너무 놀란 나머지 손이 떨려 그릇을 바닥에 깨뜨린 것이다. 그야말로 괴이한 상황이었다. 한 명은 애매모호한 관계의 여동생, 다른 한 명은 현재 명실상부한 와이프이다. 장소월 역시 전연우의 수많은 여자들 중 한 명이 된 건가. 장소월은 창백해진 얼굴로 또다시 몇 번 힘없이 기침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몸이 많이 쇠약한 상태였다. 전연우는 더는 장소월을 몰아붙이지 않았다. 도리어 친절히 그녀에게 소고기 죽을 담아 주었다. "몸이 채 회복되지 않았으니, 이틀 동안은 담백한 음식만 먹어.""고마워." 장소월이 밥상 위 마늘종 볶음을 한 입 맛보았다. 하지만 미처 그 위에 뿌려져 있던 고춧가루를 보지 못했던 그녀는 곧바로 격렬히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몸에 남아있는 상처에서 극심한 고통이 몰려왔다.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그녀를 지켜보던 전연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는 그가 화를 낼 징조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한 순간, 그녀는 전연우의 눈동자에서 걱정어린 감정을 읽었다. 아니, 착각일 것이다. 전연우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다. 장소월은 불같이 화를 내며 날뛰는 전연우의 모습에 이미 내성이 생겨 겁을 먹지도 않았다. 또한 사람들의 눈이 있으니 그 역시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녀는 약간의 물을 마신 뒤에야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누구 하나 편히 먹지 못한 불편한 식사 자리였다. 인시윤은 빈자리에 자리를 옮겨 앉아 전연우에게 반찬을 집어주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한 집안 안주인이 갖춰야 할 품위를 보여주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절대 인시윤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너그럽게 행동하지 못했을 것이다.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생각에 잠겨 식사를 마쳤다. 강만옥이 위층에
계산해보면 아마 아주 오랜만에 열리던 가족 모임일 것이다.세월이 흐르고 흘러, 예전엔 당연했던 모든 것들이 완전히 달라졌다. 장소월은 감정을 추스르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금 세수를 했는지 머리카락엔 물방울이 묻어있었다.전연우의 눈동자가 그녀를 향했고, 그녀 또한 그의 시선을 의식했다.그와 인시윤 사이엔 빈자리가 하나 있었다. 그녀를 위해 남겨 둔 것일까?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직접 보지 않아도 날카로운 그 눈길은 고스란히 그녀에게 느껴졌다. 장소월은 잠시 주저하다가 결국 강만옥의 옆에 앉았다."여기로 와." 전연우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장해진이 아직 살아있기는 하지만, 장가의 실질적인 주인은 전연우였기에 다들 삼엄한 분위기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장소월은 머리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나 예전에도 여기에 앉았었잖아. 넌 새언니와 같이 앉아야지, 내가 중간에 껴있으면 이상해."새언니라는 말에 전연우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여기 앉지 않으면 아무도 밥 못 먹어.""날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전연우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만약 인시윤이었다면, 결코 전연우를 이토록 화나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인시윤은 명실공히 전연우의 아내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마치 방해꾼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장소월은 머리를 들어 강만옥과 함께 앉아있는 장해진을 바라보았다. 지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만약 예전의 아버지였다면 그녀와 전연우가 가까워지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돌연 그녀의 머릿속에 그날이 떠올랐다. 그녀가 전연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아버지에게 고백했던 그 날 말이다.아버지는 이유 없이 그녀를 서재에 불러들여 무릎을 꿇리고 엄히 꾸짖었다. 전연우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조금도 그를 저지하지 않았다. 그 일 때문에 그녀는 2주가 넘게 병원 신세를 져야 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전연우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장해진은 호흡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뇌졸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초점 없는 눈을 끔뻑거리며 손으로 괴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말을 할 수도, 남의 도움 없이는 식사를 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곤 휠체어에 앉아있는 것뿐이었다. 3살밖에 되지 않은 여자아이는 강만옥과 똑 닮은 얼굴이었다. 아이는 주눅이 들었는지 몸을 움츠리고 강만옥의 뒤에 앉아 있었다. 4년이 흘렀음에도 강만옥은 전혀 늙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성숙한 여성미를 풍기고 있었다. 짙은 파란색에 하얀 꽃잎이 수 놓인 원피스, 옅은 컬러의 립스틱을 바른 입술... 긴 머리는 짧게 잘라 파마를 했고, 귀에는 값비싼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평소 말이 많은 은경애도 오늘은 왠지 조용했다. 강만옥은 예전처럼 여주인의 오만한 자태를 뽐내며 딸아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동안 소월이는 더 예뻐졌구나. 이 아이는 나와 네 아버지의 딸이야, 이름은 장명주고." "명주야, 네 언니야. 얼른 언니라고 부르렴." 장명주는 한 발짝 앞으로 걸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장소월을 불렀다. "언... 언니!" 장소월은 마치 심장에 비수가 꽂힌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다가 도망치듯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오시기만 한다면, 예전의 모습이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철용이 했던 예언은 모두 현실로 구현되고 있었다. "장해진은 절대 무사히 돌아오진 못할 거예요." 그녀의 방에 들어간 전연우는 머리를 푹 숙이고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는 장소월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가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의부님이 돌아오시는 걸 원했던 거 아니었어?" "대체 왜 이러는 건데?" 그녀는 전연우가 서울에 데려온 그 날 이후부터 늘 이렇듯 허망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눈은 항상 아무런 감정도 없이 텅
"아저씨는요?" 중년 남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심장이 안 좋아서 조만간 수술을 받아야 해요. 다만 그 수술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장소월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 "괜찮을 거예요. 좋은 사람에겐 행운이 따르는 법이거든요." 그를 위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위로하는 것인지 모를 한 마디였다. 중년 남자가 신문을 접고 다리를 꼬고 앉아 장소월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자애롭고 친절한 미소가 번졌다. "아가씨에게도 행운이 깃들길 기도할게요." "시간이 늦었어요. 돌아가야겠어요." 남자가 멀지 않은 곳에서 몰려오는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물었다. "가기 전에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 "이 이유가 너무 황당할 거라는 건 알지만... 아가씨를 보면 자꾸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내가 떠올라요. 전 그 사람이 너무 그립거든요..." "그냥 수술 전에 위로 한 번만 해준다고 생각해주면 안 되나요?" 그는 말할 때에도 아주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장소월은 고민 없이 머리를 끄덕였다. "네!" 그는 장소월과 몇 초간 포옹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떠나기 전, 깜빡하고 신문을 벤치에 남겨두었다. 장소월이 신문을 집어 들고 그를 쫓아가려 한 순간, 돌연 그녀 머리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밖에서 바람 쐬니까 재밌어?" 전연우는 차가운 얼굴로 검은색 슈트를 벗어 그녀의 몸에 덮어주었다. "옷 갈아입어. 내가 퇴원 절차 다 밟았어." 전연우는 자신의 정장을 두른 장소월의 어깨를 감싸 안고 걸어갔다. 장소월이 뒤돌아보니, 그 중년 남자는 이미 모습을 감추었다. 장소월의 손엔 그 남자의 신문이 쥐어져 있었다. 차 안에서, 전연우가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살펴보고 있었다. 단순히 기혈을 회복시키는 약인 듯 보였지만, 이는 서철용이 특별히 그녀를 위해 준비한 것이라는 걸 장소월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 섭취량도 예전보다 적잖이 증가했다. "네 하루
장소월은 가슴이 통증으로 저려왔고 목구멍은 피로 꽉 막힌 듯한 마디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아버지는 며칠 뒤에야 돌아오신다고 했는데?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을까?보아하니 서철용이 그녀의 병을 숨겨준 듯했다. 장소월은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온몸에 힘이 빠져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수다스러운 은경애의 모습은 장소월로 하여금 오랜만에 소현아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최근 영양을 너무 과다섭취해서 코피가 난 거래요. 인삼 삼계탕과 한약을 그렇게 많이 드셨으니... 결론적으로는 괜찮대요." "아가씨, 안심하세요. 퇴원하고 나면 대표님도 더는 아가씨를 괴롭히지 않을 거예요." "그래요!" 장소월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 장소월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거의 2주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서철용은 그녀가 직접 장씨 가문의 몰락을 보게 하기 위해 생명 연장의 의지도 없는 장소월에게 항암 약을 먹이기 시작했다. 서철용은 늘 그녀가 약을 다 먹을 때까지 지켜보고 나서야 병실을 나섰다. 하마터면 호시탐탐 그녀의 목숨을 노렸던 사람이라는 걸 잊을 뻔했다. 전연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그녀와 함께 보냈다. 그동안... 강만옥도 병원에 왔었지만, 전연우의 경호원이 그녀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장소월은 강만옥의 기척을 듣고 있었지만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는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까지 들었다. 그녀가 기억하기론 강만옥은 아들을 낳지 않았던가? 최근 며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렸다. 장소월은 줄무늬 환자복을 입고 산책하러 병실을 나섰다. 시들고 노랗게 색이 바랜 나뭇잎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자 나뭇잎이 마침 그녀의 손바닥에 떨어졌다. 몇 달만 더 지나면 올해는 끝이 난다.그녀는 과연 내년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을까?이번 생에선 고작 31세까지도 살지 못한다...장소월은 조금의 아쉬움도 있는 것 같지 않았다.헤어지기 아쉬운 사람이나
그녀의 얼굴에 묻은 피를 깨끗이 닦은 뒤, 서철용이 마스크를 내리고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소월 씨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자격 없어요!"장소월은 격렬하게 숨을 들이쉬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통증에 이어 극심한 기침이 시작됐다. 그 충격에 입안에서 피가 울컥 쏟아졌다.그 모습에도 서철용은 전혀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상관없는 사람처럼 그녀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만 볼 뿐이었다.얼마 뒤, 서철용은 장소월에게 약을 두 알 먹였다. 그녀가 정상 상태로 회복하자 일반 병실로 옮겼다.전연우가 수술실에서 나온 서철용을 붙잡고 물었다."장소월 대체 어떻게 된 거야!"서철용은 가느스름한 눈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병원 규정에 따르면 환자의 질병에 대해 알 권리는 직계 가족이나 배우자만 가질 수 있어. 넌 그중 환자와 어떤 관계야?"서철용은 느긋하게 말하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손바닥으로 이마를 쳤다. "아, 까먹을 뻔했네. 두 사람은 남매였다는 거."전연우가 차가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일갈했다.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렇게 쓸데없는 말이 아니야."전연우가 주먹까지 들어 올렸지만, 서철용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전연우, 넌 장소월에게... 점점 더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설마, 정말 사랑에 빠지기라도 한 거야?" 서철용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정말 황당하단 말이야! 넌 장해진의 친아들이잖아. 너와 장소월은 이루어질 수 없어."전연우가 장해진의 친자식이라는 건 서철용을 제외하면 아무도 알지 못하는 사실이었다.서철용의 눈동자가 코너에 숨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누군가에게로 향했다. 인시윤은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는 자신이 조금 전 들었던 모든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전연우와 장소월이... 정말... 친남매였다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불가능하다!만약... 남매인 사실을 전연우도 알고 있다면, 그들은...미쳤다,
장소월은 그의 어두운 안색을 차마 보지 못하고, 도망치듯 몸을 돌려 황급히 자리를 떴다.그녀를 제외하고 그를 이렇게까지 화나게 만드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전연우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집에 들어가 차 키를 현관에 툭 던져 놓고는 거실 소파에 앉아 테이블 위에 있는 담배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전화를 걸어 차 매장 직원에게 차를 수리하러 오도록 요청했다.은경애는 전연우가 들어오긴 전 이미 장소월과 함께 위로 올라갔다. 멀리서도 그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혹여 자신에게 불똥이라도 튈까 봐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것이다.장소월은 핸드폰을 열어 고객의 요구 사항이 적힌 이메일을 확인했다. 그녀는 곧바로 작업실에 들어가 준비를 시작했다. 결과물을 제출할 때까지 그녀에게 한 주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녀에게는 충분한 시간이었다.별이는 분유병 꼭지를 입에 물고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장소월을 쳐다보고 있었다. 장소월은 아이가 울 때면 가끔씩 안아 달래 주었다."아가씨, 손이 아직 다 낫지 않았는데 벌써 일을 시작하시는 거예요? 상처가 덧나면 어쩌시려고요.""괜찮아요, 지금 이곳에서 사용하는 것 모두 전연우의 돈으로 산 거잖아요. 저도 공짜로 먹고 마실 순 없으니까 뭐라도 해야죠."하지만 그녀가 붓을 든 순간, 코에서 피가 예고 없이 흘러내려 옷을 어지럽혔다."세상에, 어떻게 된 거예요."은경애는 깜짝 놀라며 빠르게 휴지 몇 장을 뽑아 그녀에게 건넸다. 장소월은 다급하게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문을 잠갔다.하지만, 한 방울의 핏방울이 대리석 바닥에 떨어지는 건 막지 못했고, 마침 그곳에 들어온 전연우의 눈에 들어왔다.남자가 농후한 담배 냄새를 풍기며 바닥에 흘러내린 피를 응시하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은경애가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얼굴로 설명했다. "아가씨께서 갑자기 코피를 흘렸어요."욕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은 전연우는 성큼 걸어가 문을 두드렸다. "...문 열어.""장소월!"아무리 부르고 불러도 장
전연우와 장소월은 오후에야 점심을 먹었다. 기성은이 사인받아야 할 서류 한 무더기를 갖고 전연우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서재에서 한동안 회사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30분 뒤, 전연우는 운전을 가르쳐주겠다며 장소월을 불러냈다.운전 연습을 시켜주겠다는 그의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던 것이다.전연우는 예전 별장의 폐기물 창고로 쓰던 공간을 차고로 개조해 놓았다. 한눈에 봐도 값비싼 고급 차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는데, 그중 화려한 핑크색 벤틀리 차량이 가장 특별하게 두드러져 보였다."전연우... 오늘은 운전 연습할 시간이 없어. 작업실에 그림 의뢰가 들어와서 내가 가봐야 해. 다음에 하면 안 돼?""그럼 일단 두 시간만 연습하자."전연우는 그녀에게 거부할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전연우는 그녀를 운전석에 앉히고 곧바로 출발시켰다. 그녀는 긴장과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얼굴로 운전대를 잡았다. "...기초 이론부터 배워야 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다짜고짜 운전을 어떻게 해."전연우가 그녀에게 말했다. "이론은 너한테 어렵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일단 실전부터 시작해."차 안에서 전연우는 차 내부 모든 장비와 기능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고, 장소월은 한 번 듣고서 바로 기억했다. 그의 설명에 따라 액셀을 밟고, 창고에서 차를 빼내려 한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옆에 주차되어 있던 전연우가 자주 몰고 다니는 롤스로이스를 들이받았다.그녀가 너무 세게 액셀을 밟았던 탓에 쿵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미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못해 장소월의 이마가 핸들에 부딪히려던 찰나, 전연우가 손바닥을 그녀의 이마에 가져갔다. "...액셀은 천천히 밟아야지, 너무 급하게 밟으면 안 돼."장소월이 미안함이 가득 어려있는 얼굴로 말했다. "미안해. 네 차를 망가뜨렸어."그녀는 도저히 차 수리 비용을 부담할 수가 없었다!그녀의 딱딱하고 거리감 느껴지는 말에 전연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계속 운전해."장소월은 전생에도 차를 다뤄 본 적이 전혀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차라 작가가 작성한 로맨스 분야에 속한 연재소설이에요. 전연우는 여자 주인공인 장소월 아버지의 양자이다. 그는 복수하려고 계속 장소월 집에 남아있고 결국 장소월도 전연우때문애 죽었습니다. 그래서 장소월은 환생후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최대한 전연우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소월이 원하는 대로 발전될 것일까요?
이 책은 제 214화까지 업데이트했고 조회수가 46.7k에 달했으며 8.8라는 평점을 받았으니 우수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롯이 어떻게 전개할지 궁금하시면 굿노벨이라는 앱에서 한번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