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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장해진은 호흡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뇌졸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초점 없는 눈을 끔뻑거리며 손으로 괴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말을 할 수도, 남의 도움 없이는 식사를 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곤 휠체어에 앉아있는 것뿐이었다.

3살밖에 되지 않은 여자아이는 강만옥과 똑 닮은 얼굴이었다. 아이는 주눅이 들었는지 몸을 움츠리고 강만옥의 뒤에 앉아 있었다.

4년이 흘렀음에도 강만옥은 전혀 늙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성숙한 여성미를 풍기고 있었다. 짙은 파란색에 하얀 꽃잎이 수 놓인 원피스, 옅은 컬러의 립스틱을 바른 입술... 긴 머리는 짧게 잘라 파마를 했고, 귀에는 값비싼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평소 말이 많은 은경애도 오늘은 왠지 조용했다.

강만옥은 예전처럼 여주인의 오만한 자태를 뽐내며 딸아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동안 소월이는 더 예뻐졌구나. 이 아이는 나와 네 아버지의 딸이야, 이름은 장명주고."

"명주야, 네 언니야. 얼른 언니라고 부르렴."

장명주는 한 발짝 앞으로 걸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장소월을 불렀다.

"언... 언니!"

장소월은 마치 심장에 비수가 꽂힌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다가 도망치듯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오시기만 한다면, 예전의 모습이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철용이 했던 예언은 모두 현실로 구현되고 있었다.

"장해진은 절대 무사히 돌아오진 못할 거예요."

그녀의 방에 들어간 전연우는 머리를 푹 숙이고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는 장소월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가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의부님이 돌아오시는 걸 원했던 거 아니었어?"

"대체 왜 이러는 건데?"

그녀는 전연우가 서울에 데려온 그 날 이후부터 늘 이렇듯 허망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눈은 항상 아무런 감정도 없이 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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