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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그건 두 사람 사이에 세워져 있는 절대 무너뜨릴 수 없는 단단한 벽이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전연우 또한 언젠가 천벌을 받고 말 것이다.

장소월도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귀화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연락처는 오랫동안 알아 온 은경애뿐이었다. 때문에 오귀화의 마지막을 처리하는 건 그녀의 몫이었다.

경찰은 화재 사고사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종료했다.

장례식은 조촐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은경애는 유골함을 인적이 드문 한 외딴곳에 묻었는데, 이는 오귀화가 예전 찾아놓았던 묘지였다.

장례식이 끝난 뒤 은경애는 오귀화의 유품을 정리했다. 모두 어린 소녀가 쓰는 머리띠와 머리핀들, 그리고 분홍색 공주 원피스 한 벌도 있었다.

모두 어린 시절 장소월의 물건이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은경애는 모두 정리해 가방에 넣었다.

엘리트 개인 병원.

사무실에서 서철용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이마를 꾹꾹 누르며 밤새 그 보고서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틀렸던 것이다.

장소월은 성예진의 딸이었고, 장해진과는 어떠한 혈연관계도 없었다.

제기랄, 이렇게 간단한 일을 왜 생각하지 못한 거지.

몇 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체 뭘 했단 말인가!

"서 선생님."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서철용는 고개를 들고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다.

"들어와."

"서 선생님, 배은란 씨가 오셨습니다. 예약을 하진 않으셨고, 선생님을 만나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서철용은 냉정하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만날 시간 없어요. 나 없다고 말해요."

또각또각.

복도에서 땅을 밟는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와 피하기엔 늦어버렸다.

“네가 날 만나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내가 왔어.”

배은란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서철용이 차가운 눈으로 힐끗 보고는 말했다.

“나가 있어요.”

“네. 선생님.”

배은란은 일찍이 3개월 전에 귀국했지만, 두 사람이 만난 횟수는 한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 결국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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