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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난 그냥 솔직하게 말한 것뿐이야. 초대해 줬으니 헛된 걸음은 하지 말아야지.”

옆에 있던 기자들은 이미 오늘 취재의 목적을 잊어버렸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바로 그때, 고급 롤스로이스 세단이 문 앞에 정차하고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는 하얀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랐다. 소리는 울리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놀랍게도 성세 그룹 대표가 이곳에 온 것이다.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걸어오는 전연우의 위압적인 아우라에 사람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전연우가 입을 열었다.

“기성은.”

“네, 대표님.”

기성은은 앞으로 나와 서문정을 향해 걸어갔다.

“서문정 씨, 오늘 대표님께선 그때 서문정 씨가 아가씨에게서 빼앗아갔던 물건을 돌려받으러 오셨습니다.”

서문정은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얼굴로 돌연 나타난 전연우를 멍하니 쳐다보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기세에 압도되었는지, 아니면 마음속의 나약함과 소심함 때문인지 심장이 미친 듯이 떨려왔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당신들 모두 내가 뭘 훔쳤다고 하는데, 내가 훔치는 거 본 사람 있어요? 당신들 계속 이렇게 루머를 퍼뜨리면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서문정 씨, 지금은 그렇게 오리발을 내밀 때가 아닙니다. 대표님께선 이미 당신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었습니다. 물론 서문정 씨가 무참히 짓밟아버렸지만요.”

“마지막으로 충고하겠습니다. 자신의 물건이 아닌 것은 주인에게 돌려주세요.”

소현아는 옆에서 다가오는 전연우를 보고는 두려움에 허태현의 뒤로 조용히 몸을 숨겼다.

전연우가 말했다.

“내 인내심은 늘 한계가 있어요. 계속 그렇게 고집부린다면, 이번 전시회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난 보장 못 해요.”

남자가 한번 손을 휙 흔들자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이 몽둥이를 들고 들어와 벽에 걸린 그림들을 모두 부숴버렸다.

순간 서문정은 미친 듯이 앞으로 나가 소리쳤다.

“멈춰! 다들 멈추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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