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72화

"제발 그 사람 구해줘.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할게."

배은란은 서민용의 치료를 위해 그와 함께 해외로 떠났었다. 하지만 모든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전부 허탕만 치고 말았다.

이제 그를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서철용이 유일하다.

배은란은 평소 한량처럼 먹고 마시며 실없는 장난만 치던 시동생이 국제 의료계에서 이렇게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녀가 찾아갔던 대부분 병원의 의사들이 그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서철용을 추천했다.

그러다 겨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았지만, 치료 결과 안타깝게도 서민용의 병세는 오히려 점점 더 악화되기만 했다.

배은란도 도저히 방법이 없어 돌아온 것이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 그가 차에 타자마자 배은란은 입술을 꽉 깨물고 차 문을 열어 조수석에 앉았다.

서철용이 소리쳤다.

"내려!"

"약속해주기 전엔 안 가."

배은란 자신은 전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 말이었지만 서철용의 귀엔 유혹하는 것처럼 들렸다.

"안 간다고? 형수, 그렇게까지 나랑 자고 싶어?"

배은란은 수치심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이가 아니었다면 난 너랑 손톱만큼도 엮이고 싶지 않아!"

그들의 만남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서철용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눈 밑에 묻어있던 짜증스러움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서철용은 차를 몰고 지하 주차장을 떠났다.

배은란은 차 안에 앉아 불안한 마음으로 시내에서 점점 멀어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 절벽 옆 산꼭대기에 도착해서야 차가 멈춰 섰다. 이곳에선 서울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산들, 줄기줄기 흐르는 강, 배은란은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

서철용은 차 키를 뽑고 좌석 의자를 뒤로 젖히고는 눈을 감고 옆으로 누워 잠을 청했다.

"서철용, 민용 씨에겐 시간이 얼마 없어. 어찌 됐든 네 형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어가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

서철용은 핏발이 가득 서 있는 눈을 번쩍 떴다. 언제 안전벨트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