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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인정아의 입꼬리가 서늘하게 말려 올라갔다. 그녀는 사람을 시켜 유골을 묘지에 묻었다.

가장 앞자리에 서서 지켜보던 전연우는 경호원으로부터 꽃 한 다발을 건네받았다. 강씨 노부인이 생전 가장 좋아하던 백합이었다.

전연우는 묘지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전연우의 그 예상 밖 행동에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

그 역시 장소월의 부탁 때문에 내키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꽃다발을 준비했다.

아니면 그는 절대 이런 성가신 걸음 따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험난하고 구불구불한 산길 끝에 자리 잡고 있는 묘지 위로 비가 부슬부슬 내려왔다.

전연우는 가장 늦게 도착한 사람이자 가장 일찍 자리를 뜬 사람이기도 했다. 옆에서 기성은이 그에게 우산을 씌워 주었다.

인시윤이 말했다.

"연우 씨..."

기성은은 전연우를 쫓아오려는 그녀를 막았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대표님께서는 일을 처리하러 회사로 돌아가야 합니다. 함께 가실 수 없습니다."

인정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를 막아서가 아니라 아가씨라는 호칭 때문이었다.

인정아의 표정은 점점 더 일그러지고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그녀를 아가씨라고 불렀다고?!

그녀는 모두가 인정하는 명백한 그의 부인이다.

혼인신고도 했고, 결혼식까지 마쳤다.

전연우는 그런 기성은을 전혀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인시윤의 안주인 자리는 허울뿐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머리를 숙이고 수군대기 시작했다.

지금 강씨 집안의 처지는 머지않아 인씨 가문이 맞이해야 할 미래일지도 모른다!

점점 더 거세져 가는 빗줄기 속, 산기슭에 멈춰 있는 롤스로이스 차 안에서, 장소월은 은경애로부터 배운 방법으로 품 안의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점심때부터 아이는 갑자기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장소월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었다.

강씨 노부인의 사망 소식은 병원에서 아이의 병을 치료하던 중 다른 사람들로부터 듣게 되었다.

그녀가 강씨 저택에 머물렀을 때, 노부인께선 진심으로 그녀를 아껴줬었다. 그런 사람이 돌아가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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