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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장소월이 처음으로 강만옥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순간이었다.

"팡!"

갑자기 부엌에서 귀를 찢을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부엌에서 바쁘게 일하던 도우미가 장소월이 한 말을 듣고 너무 놀란 나머지 손이 떨려 그릇을 바닥에 깨뜨린 것이다.

그야말로 괴이한 상황이었다. 한 명은 애매모호한 관계의 여동생, 다른 한 명은 현재 명실상부한 와이프이다. 장소월 역시 전연우의 수많은 여자들 중 한 명이 된 건가.

장소월은 창백해진 얼굴로 또다시 몇 번 힘없이 기침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몸이 많이 쇠약한 상태였다. 전연우는 더는 장소월을 몰아붙이지 않았다. 도리어 친절히 그녀에게 소고기 죽을 담아 주었다.

"몸이 채 회복되지 않았으니, 이틀 동안은 담백한 음식만 먹어."

"고마워."

장소월이 밥상 위 마늘종 볶음을 한 입 맛보았다. 하지만 미처 그 위에 뿌려져 있던 고춧가루를 보지 못했던 그녀는 곧바로 격렬히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몸에 남아있는 상처에서 극심한 고통이 몰려왔다.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그녀를 지켜보던 전연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는 그가 화를 낼 징조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한 순간, 그녀는 전연우의 눈동자에서 걱정어린 감정을 읽었다.

아니, 착각일 것이다. 전연우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다.

장소월은 불같이 화를 내며 날뛰는 전연우의 모습에 이미 내성이 생겨 겁을 먹지도 않았다. 또한 사람들의 눈이 있으니 그 역시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녀는 약간의 물을 마신 뒤에야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누구 하나 편히 먹지 못한 불편한 식사 자리였다.

인시윤은 빈자리에 자리를 옮겨 앉아 전연우에게 반찬을 집어주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한 집안 안주인이 갖춰야 할 품위를 보여주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절대 인시윤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너그럽게 행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생각에 잠겨 식사를 마쳤다.

강만옥이 위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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