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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그때, 돌연 불어온 바람에 휩쓸려 운을 점치는 대나무가 꽂혀있던 통이 쓰러졌다.

주지 스님이 급히 달려가 바닥에 떨어진 대나무를 주워보니 엄청난 길운을 의미하는 대나무였다.

장소월은 산에서 내려온 뒤 병원으로 향했다.

매번 그녀가 올 때마다 인경아는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자리를 떴다.

하산하던 중 장소월은 아무런 징조도 없이 돌연 피를 토해냈다. 이어 정신을 잃고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요즘 장소월은 줄곧 자기 몸을 혹사했다. 제대로 잠을 잔 날이 언제였던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경호원은 급히 장소월을 업고 아래로 내려가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향했다.

장소월은 엘리트 개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었다.

배드에 누워 응급실로 향하는 순간, 어렴풋이 정신이 돌아왔다.

그녀의 눈에 보고 싶지 않았던 한 사람의 얼굴이 들어왔다.

서철용!

그는 마스크를 하고 그녀의 몸을 검사하고 있었다.

“서 선생님, 검사실 준비 마쳤습니다.”

“그래요.”

서철용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마주하고는 마스크를 내리고 말했다.

“소월 씨, 우리 또 만났네요?”

간호사는 옆에서 장소월의 몸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주고 있었다.

그때, 다른 간호사 한 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 선생님, 이제 환자분 들여보내도 됩니다.”

배드 바퀴가 굴러감과 동시에 장소월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검사할 필요 없어요. 뇌암 말기예요. 이제 치료도 못 해요.”

두 간호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철용이 요사스러운 눈을 가늘게 치켜뜨며 말했다.

“우리 소월 씨는 농담도 잘한다니까요. 알겠어요... 연우가 모레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니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거죠?”

장소월이 그와 똑바로 시선을 마주하며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목숨으로 당신과 장난칠 사람으로 보여요?”

그녀는 시선을 돌려 머리 위 하얀색 벽을 보며 말했다.

“제 가방에 약이 있어요. 그리고 새 옷 좀 부탁드릴게요. 감사해요.”

장소월은 입을 여는 순간 농후한 피 냄새를 느꼈다.

그녀는 이런 불쾌한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서철용은 고집대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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