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98화

남자는 고분고분 자기 말에 잘 따라주는 여자를 좋아한다. 혼인신고를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 모레면 결혼식까지 해야 하니, 인시윤은 전연우와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았다.

인시윤이 나가자 병실엔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장소월은 밀폐된 공간에서 전연우와 단둘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숨 막힐 듯한 침묵이 온몸을 옥죄어왔다.

장소월의 안색은 백지장처럼 창백했다. 누가 봐도 넘어져서 입원한 사람 같지는 않았다.

전연우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차갑게 말했다.

“지금까지 줄곧 그놈과 연락하고 있었던 거야?”

“오빠, 그런 것에 신경 쓸 시간에 새언니한테 잘해주는 낫지 않아? 여동생한테 더러운 짓도 그만해. 소문나면 내 이름만 더럽혀져.”

전연우가 이마를 찌푸렸다.

“꼭 그런 식으로 나한테 말해야겠어?”

장소월은 덤덤히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내 말이 틀렸어? 이 세상에 너보다 역겨운 사람은 없어. 전연우!”

“네가 내 몸을 만질 때마다 역겨워 미치겠다고.”

“걱정하는 척 연기하지 마. 내 몸이 왜 이렇게 됐는지는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

“어느 날 내가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건 분명 너 때문일 거야.”

전연우가 그녀의 옆으로 성큼 걸어가 손을 들어 올렸다.

“내 몸에 손대지 마.”

전연우의 손이 경직되어 허공에 멈추었다.

“소월아, 인시윤과는 그냥 결혼한 척 연극을 하는 것뿐이야.”

“연극이든 뭐든 상관없어. 난 그냥 네가 나에게서 멀리 떨어졌으면 좋겠어.”

“됐어. 나가. 더는 널 보고 싶지 않아.”

“나가라고!”

인시윤은 바깥에서 주름이 생길 정도로 드레스를 꽉 움켜쥐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안에서 전연우가 나오자 그녀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저기...”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연우가 말했다.

“잘 보살펴 줘요.”

“네.”

인시윤이 병실로 들어갔다.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아직은 장소월 앞에서 고스란히 드러낼 수 없었다.

더욱이 곧 죽을 사람이 어떻게 그녀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

“정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