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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장소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먹먹한 마음을 안고 강영수의 병실 문을 열었다.

코를 찌르는 소독수 냄새가 그녀의 신경까지 자극했다.

병실에 들어선 그 순간, 산소호흡기를 단 채 눈을 감고 누워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어찌나 야위었는지 앙상한 뼈마디가 보일 정도였고, 손등과 다리는 화상 자국으로 뒤덮여 있어 멀쩡한 피부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만약 저곳에 누워있는 사람이 강영수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장소월은 결코 그를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옆으로 다가가고 싶었으나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순간 장소월의 귓가에서 악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영수는 너 때문에 저렇게 된 거야.

너 때문에 사고가 난 거라고!

만약 네가 도망치지 않았다면 강영수가 심하게 다치는 일은 없었을 거야.

그녀는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레 그의 옆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소월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영수야...”

얼음장같이 차가운 그의 손등을 만져보니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녀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니 어서 빨리 깨어나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목구멍이 꽉 막혀버려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그녀가 힘겹게 다시 입을 열었다.

“강영수, 나 돌아왔어!”

“네가 들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빨리 깨어나. 응?”

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슬프게 흐느꼈다.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려 바닥에 한 송이의 처량한 꽃을 수놓았다.

시청 앞.

인시윤이 레드 드레스 차림으로 전연우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오늘은 단연 그녀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다. 그녀는 세상에서 최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소녀처럼 꽃보다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옆에 서 있던 촬영사가 그 모습을 포착했다. 사진 속에선 전연우가 약간 고개를 숙이고 인시윤을 쳐다보고 있었고, 인시윤은 살짝 쑥스러운 듯 발그레해진 얼굴로 입꼬리를 예쁘게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영락없는 사랑이 흘러넘치는 신혼부부 그 자체였다.

인시윤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날이 드디어 온 것이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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