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진의 힘은 엄청 거셌다. 소만리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서 도망 갈려고 해도 무용지물이었다.기모진이 언제부터 그녀를 차에 태워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옆좌석에 앉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는지소만리도 잘 몰랐다.날씨가 갑자기 우중충해지고 거센 바람과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소만리의 기분도 날씨따라 우울해졌다. 이런 날씨일때마다 강압적으로 출산을 강요한 그 밤이 떠올랐다.좁은 차안에서 그녀의 공포심이 점점 커져 갔다. 그녀는 모녀를 갈라놓은 빨간 피로 범벅이 된 그날밤이 떠오르는게 너무 고통스러웠다.“기모진!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거야? 내가 너랑 이혼하기 싫어서 나도 죽이려고 하는거야?네 생각대로 내가 움직여줄거 같애?”소만리는 감정이 폭주해 달리는 승용차의 문을 열어 뛰쳐 나가려고 했었다.그녀는 죽으면 안된다. 아직 복수도 않했는데…!기모진은 급하게 문을 잠그고 브레이크를 밟았다.“소만리 진짜 미쳤어?? ” 그는 눈쌀을 찌푸리며 소만리를 앞으로 끌어왔다.잘생긴 기모진의 얼굴에는 차가운 얼음이 씌워져 있는거 같았다.소만리는 눈물로 빨개진 눈을 치켜뜨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맞아. 나 미쳤어. 난 몇년전부터 미쳐있었지. 미치지 않고서야 자신의 혈육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쓰레기를 사랑할리가 없지.”이 말을 할때 그녀의 심장은 미친듯이 쪼여오면서 아파왔다.사람이 얼마나 냉혈적이여야 그런 미친 짓을 할수가 있는지…하지만 이 어려운 일을 기모진은 해냈다.눈물로 얼룩진 소만리의 얼굴을 보자 기모진은 잠시 정신이 흐려졌다.정신을 차린 후 그는 소만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3년전에 진짜 임신한거야?”“피식” 소만리는 무슨 개소리라도 들은 듯이 웃음이 나왔다.눈물이 말을 듣지 않고 줄줄 흘러 내렸다. 몇초 뒤, 그녀는 풍자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귀하신 분이라 일을 자주 까먹으시네. 기억이 안난다면 내가 알려줄게. 그때 넌 내가 소만영을 밀어 유산하게 만든 주범이라 믿고 회의실에서 내가 너를 붙잡
“보이나요? 기사장님, 덕분에 감옥에 있는 1000일 넘은 시간동안 아주 충실하게 보냈어요.”소만리는 쓴 미소를 지으면서 눈물이 얼굴을 스쳐지나 기모진의 손등에 떨어졌다. 그의 가늘고 긴 손가락에 떨어져 그는 움찔했다. 눈물이 떨어진 곳이 데일거 같이 뜨거웠다.비는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소만리는 와이퍼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주위의 공기가 마치 멈춘듯이 조용해졌다. 소만리는 값어치 없는 눈물을 닦고나서 조금 평온해졌다.“기모진, 인생에서 다시시작이라는 버튼이 있다면 너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소만리의 이 말을 듣자 기모진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려 깊은 눈동자로 소만리를 봤다.“소만리. 너에게는 선택지는 없어. 나의 와이프가 된 이상 평생 지울수 없는 도장이 된거야.”소만리는 쌀쌀하게 웃었다. “ 그래? 그럼 그 뜻은 기사장님은 평생 나랑 이혼을 안하시겠다는 말인가? 그럼 너의 여우동생은 어떻해? 쟤가 또 너의 말에 상처받아 자살쇼하면 어떻해?”소만리의 눈물로 얼룩진 쌀쌀해진 얼굴을 보자 기모진은 입을 뻥긋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동 걸고 출발했다.소만리는 너무 울어 피곤했는지 잠이 들고 일어났다. 깨어보니 예전에 잤었던 침대위였다.기모진이 자신을 이 별장에 데려온건 의외였다. 여기의 인테리어나 가구들은 전과 똑같았다.하지만 밤마다 여기서 기모진과 소만영이 꽁냥거리고 사랑을 나눴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소만리는 위경련이 온듯이 징그러웠다.그녀는 화장실로 뛰쳐갔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날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하루종일 잤다.오늘 하루동안 그녀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얼굴을 들자 거울에 비친 초췌한 안색, 울어서 퉁퉁 부은 두 눈이 얼마전에 기모진앞에서 울부짖던 그때의 모습이 고스란히 떠오르게 했다.딱 이 타이밍에 소군연한테 전화가 왔다.받을지 말지 잠시 고민하다가 소만리는 전화를 받았다. 소군연은 소만리의 근황을 무척 걱정했다. 소만리는 마음이 따뜻해져 그저 고맙다는 말 이외에는 떠오르는
소만영은 소만리를 보며 이미지 신경도 쓰지 않고 그저 미친 개처럼 큰 소리로 사납게 화를 냈다.유이모님는 소만영의 모습을 봐도 놀라지 않았다. 평소에 이미 소만영의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봐와서 그런거 같았다.소만리는 여기에 계속 있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소만영이 화가 나서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니 그녀는 소파에 앉으면서 여유롭게 말했다. “여주인이 내가 집에 있는데 왜 새삼스레 놀라고 그래 . 이상한건 이 집 사람도 아닌 너가 왜 여기 있는거야?” “너가 여기 여주인이라고?” 마치 웃긴 이야기라도 들은듯이 소만영이 대답했다. “ 소만리. 너 감옥에서 나오더니 머리도 같이 다친거야? 내가 여기 별장의 진.짜. 여주인이야.넌 그냥 기모진만 쫓아 다니는 개ㅅㄲ라고 .”소만영은 소만리를 모욕하고 깍아 내리기 위해 추한 모습을 보여줬다.소만리는 그저 태연하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대답했다. “내가 개라면 너도 개야. 모른척 하지 마. 예전에 너 하나 살리려고 나의 골수를 너한테 기증한걸 . 지금 너의 몸에는 나의 피도 같이 흘르고 있다고.”소만영은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소만리, 너..!!!!”라고 외쳤다.너무 화가 난 나머지 옆에 있는 유이모한테 화풀이를 하려고 한다. “벌써 치매 걸린거야? 아무 사람이나 다 들어오게 하고. 당장 이 여자 내 쫓아내! 기모진이 돌아왔을때 이 여자가 아직 있으면 넌 해고야.”소만리는 그저 이 상황이 웃겨 눈이 터질라 화만 내는 소만영을 보며 “이모님. 그냥 알려드려요. 저를 데리고 온 사람이 누군지.”소만리는 비록 우느라 지쳤지만 바보가 아닌이상 기모진이외에 아무도 그녀를 여기로 못데려오는걸 알고 있었다.유이모님은 눈치를 보면서 “ 그게 …기도련님이 사모님을 안고 돌아온거입니다. 기도련님이 당분간 사모님은 여기서 지낸다고 당부했습니다.”소만리의 예상데로 기모진이 데리고 온거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에 당분간 있어야 된다는 말에 놀라 얼어있었다. “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모진이가 이
솔직하게 말 하자면 소만리는 극도의 불안과 긴장감만 있다. 지금의 그녀는 소만영을 상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오늘 기모진의 태도도 이해가 안됐다.머리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때 현관에서 움직임이 들렸다.소만리는 현관쪽을 바로 보자 우아한 기모진의 그림자가 보였다.비가 안그쳐서 그런지 쌀쌀한 느낌에 한기까지 더했다.기모진도 고개를 들자 소만리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은 블랙홀처럼 빠지면 영원히 못나올거 같았다.소만리 가슴이 “철컹”하자 눈을 피하려고 했지만 옆에서 바람이 스쳐 지나 간거 같았다.소만영은 얼굴은 가리고 울면서 기모진한테로 달려가 그의 품에 푹 안겼다.“모진아…”그녀는 떨린 목소리로 마치 억울함을 당한듯이 울고 있었다.“아이고. 이 여우년이 또 연기를 하기 시작하네.”라고 소만리는 생각했다.소만리는 소만영의 연기가 웃겨 피식 웃었지만 그녀는 이미 피곤함에 쪄들어 진이 빠져있었다.기모진의 시선이 소만리의 얼굴에 몇초간 멈춰있었다. 그러고 나서야 소만영을 위로했다. “무슨 일 있었어?”그의 목소리는 너무 달콤했다. 그런 따뜻한 목소리로 소만리랑 말을 한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소만영은 그의 가슴에 기대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다 내 잘못이야. 만리는 아무 잘못도 없어. 모진아. 탓할거면 맞지 않은 시간에 맞나 서로한테 빠진 우리를 탓해야 되. 만리한테 이혼을 너무 강요하지는 마. 계속 강요하다가는 만리가 진짜 우리 군군이를 해칠가봐 너무 겁이 나…난 더이상 우리 애기를 다치게 할수는 없어.”그녀는 순진무구하게 배려심이 있는 척 착한 척 온갖 척을 다 해가며 말을 했지만 머리가 있다면 안다. 모든 잘못을 소만리한테 떠넘기고 있다는거를.소만리는 기모진의 의심의 눈초리를 봤지만 해명하기 싫어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했다.“맞아. 그러니까 첩인 너는 길 걸을때 뒷통수 조심해. 누가 알아. 어느 날 갑자기 미쳐서 너랑 그 쪼꼬만 애도 죽일수도 있으니까.”소만영이 흐느적거리는 울음을 멈
소만영은 순진한 눈을 깜박거리면서 힘 없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이런 티가 난 연기를 하고 있는 여우를 기모진은 눈이 안보이는 사람처럼 몰라봤다.소만리는 기모진의 답을 들을 필요도 없이 그가 허락할거 라는걸 알고있었다. 곧 바로 기모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오늘 밤은 여기서 쉬어.”라고 말을 했다.역시나. 소만리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답이었다.소만리는 상황이 어이 없었지만 멀리서 소만영이 자신을 도발하듯이 쳐다보고 있는 눈을 봤다.기모진은 이모님을 보면서 “소아가씨한테 게스트룸을 하나 준비해.”라고 말을 했다.국을 마시고 있는데 소만리는 놀라서 사레가 들릴뻔했다.소만영의 승리의 기쁨이 한순간에 유리 깨지듯이 바사삭 깨졌다.잘못 들은 거겠지?소만리는 너무 믿기지가 않았다. “소아가씨”는 나를 말하는거나?이렇게 생각하니 모든게 말이 되었다.기모진이 자기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을 찬밥 신세 시키는 일이 있을리가 없었다.하지만 “소아가씨”는 소만영을 뜻하고 있었다.소만영이 착하고 쿨한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게 눈에 보였다. 그녀의 이마에는 화가 나서 혈관들이 터질라 했다. 이 광경을 본 소만리는 그야말로 사이다를 먹은듯이 속이 뻥 뚫렸다.그렇지만 기모진이 진짜 소만영을 혼자 두고 싶어서 이런 선택을 한게 아니다. 다만 집에 보는 눈이 많아서 조심스러워하는 것일뿐이다.소만리가 방으로 돌아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모진도 들어왔다.소만리는 지쳐서 옷을 하나하나 벗고 있는 기모진을 보며 소리쳤다. “기모진, 뭐하자는 거야!”말이 끝나자 방에는 정적이 흘렀고 밖에 비가 주르륵주르륵 내리고 있는 소리만 들렸다.“너 계속 기가 며느리놀이 하고 싶잖아.”기모진은 말했다.그는 고개를 돌렸다. 깊은 눈동자에서는 재미를 찾는 악마의 눈빛이 보였다.“그렇게 그 자리를 놓치지 싫으면 내가 평생 앉게 해줄게.”그의 말투는 평온해 했지만 그 말에서 한기가 날라온듯이 그녀의 몸을 감싸며 심장까지 직통해 몸이 추워
꼭 소만영이 죄값을 치르는 그날까지 살아 있을거라고 마음을 먹었다.소만리는 경도를 떠나지 못했다. 기모진이 이틀 간격으로 그녀를 기가의 본가에 데려갔다.기할아버지는 왜인지는 모르지만 유난히 소만리를 맘에 들어하며 착하게 대해주셨다. 소만리의 어깨를 토닥이며 자상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 이 아이 묘하게 낯이 익단 말이지. 우리 혹시 전생에 할아버지와 손녀사이가 아닐가?”기할아버지뿐만 아니라 소만리 본인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처음 할아버지를 만난 그날부터 어디서인가 할아버지를 본적이 있는거 같았다.소만리는 기할아버지댁에 갈때마다 기모진이 연기를 위해 상냥한 태도를 보인 그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눈의 가시로 여겼다.특히 소만영.소만영은 계획대로 라면 아주 순차적으로 기가 며느리의 위치에 앉아 있을수 있었는데 지금은 할아버지에서 막혀서 진전이 없다.월요일 오후, 소만리는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모진한테 전화가 왔다.오늘 밤 소만리랑 본가에 같이 돌아갈거 라고만 얘기했다.소만리의 거절을 거절하고자 기모진은 “나 오늘 바쁘니까 너 혼자 알아 와. 가기 전에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볼푸딩 사는거 까먹지 말고.”할아버지랑 몇번 대화를 나눴더니 할아버지가 볼푸딩 좋아하는것도 알게 되었다.기모진은 들어갈때마다 취백로에 있는 디저트가게에서 구매하고 갔다.소만리는 정리 좀 하고 바로 취백로로 출발하였다.그녀는 볼푸딩을 다 사고 기가로 갈려는데 순간 익숙한 작은 그림자를 보았다.바로 소만영과 기모진의 아들 기란군이었다.소만리는 주위를 둘러봤지만 소만영은 주위에 없었다. 기란군도 두리번거리면서 누군가를 찾고있는거 같았다.설마 길 잃어 버렸나…?소만리는 속으로 생각했다. 주위 지나가시는 분들이 기란군을 신기하게 쳐다보며 말을 걸기도 하였다.기란군은 2살밖에 되지않았다. 걸음걸이도 아직 미숙한데 자기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어렸다.멀리서 남자가 빠른 속도로 기란군에게 다가가는걸 보자
소만리는 머리가 너무 묵직하게 느껴졌다. 소만영의 격렬한 흔들림에 머리가 더 어질어질해졌다.“만리, 왜 그렇게 잔인한거야. 내가 아무리 싫고 미워도 애기는 아무 잘못이 없어. 왜 군군이한테 손을 댔어!!”이 말들은 어딘서 들은듯이 귀에 익었다.소만리는 잊지 않았다. 이건 그녀가 예전에 소만영한테 했던 말이었다.근데 지금 이 상황은 뭐지?“만리, 입이 있으며 말을 해봐. 군군이를 어디에 숨긴거야! 말을 해!”소만영은 계속해서 소리를 치고 있었다.“군군이?” 소만리는 쓰러지기 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주위를 살피자 어느샌가 혼자 살고 있는 집에 와 있었다.r그녀는 분명히 길 잃어버린 군군이랑 같이 기가에 갈려고 했는데 왜 갑자기 여기에 있는거지?소만리는 갑자기 한기가 바닥에서 치고 올라와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멘붕에 빠졌다.“소만리, 너 진짜 한다면 하는 사람일줄은 정말 몰랐다.” 머리위에서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기모진이 말을 했다.소만리는 고개를 휙 들자 잘생긴 기모진의 이목구비가 눈에 들어왔다.그의 말에는 뼈가 있는거 같았다. 소만리는 너무 어지러웠지만 소만영의 울부짖는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만리, 내가 부탁할게, 군군이만 돌려준다면 나 아무것도 필요없어!! 우리 군군이만 돌려준다면 기모진한테 너한테 잘해주라고 설득할게.”소만영은 소만리를 꽉 잡으면서 빌고 있었다.소만리는 심장이 빨라지면서 당황해졌다. “나는 그저 취백로에서 길 잃어버린 군군이를 봐서 집으로 데려갈려고 했는데…”“만리! 왜 지금 이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는거야?! 나랑 모진이는 이미 cctv확인했어. 군군이는 잃어버리지 않았어! 너가 데려간거잖아. 군군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소만영은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다.소만리는 오금이 저리지만 빨리 침착해져야 했다. 그녀는 기모진을 보면서 말했다. “ cctv확인 했으면 알거 아니야. 나는 군군이 데리고 기가로 돌아갈려고 했었어. 근데 그뒤는…”소만리는 멈칫해
일분의 시간은 순식간에 끝났다.소만리는 소만영의 울음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기모진은 냉랭하게 소만리를 보며 핸드폰을 꺼내 110에 신고를 하려고 했었다.“안돼!!”소만리가 간신히 붙잡고 있던 정신의 마지막 끈이 뚝 끊어졌다.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기모진앞으로 걸어가 “기모진, 진짜 너의 아들을 숨긴 적 없어! 내가 아무리 소만영이 미워도 난 그런 파렴치한 짓은 안해!” 라고 말을 했다.“난 이미 혈육이랑 갈라지는 고통을 느껴봤어. 그런 죽기보다 더한 고통을. 그래서 난 절대 그런일을…”기모진은 말하고 있는 소만리의 말을 끊고 말했다.“그래서 넌 소만영도 똑같은 고통을 느끼게 해줄려고 했던거야? 이러면 통쾌해지니”그의 예리한 칼날같은 눈빛이 소만리의 가슴을 무자비하게 찌르고 있었다.“소만리. 넌 정말 똥 오줌을 못가리는 구나. 너같이 악독한 여자는 백번 죽어도 내 마음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해.”분노로 가득 찬 그의 말이 막을수 없는 총알처럼 소만리의 마음을 거침없이 뚫었다.“이번에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생각 하지마.”기모진은 말이 끝나자마자 통화 버튼을 누르고 경찰에 신고하였다.여름의 끝자락인 계절에 번개가 치자 천둥소리도 같이 들려왔다.소만리의 몸은 반사적으로 움찔해졌고 얼굴은 순식간에 혈색을 잃었다.사람들한테 독하게 얻어 맞고 강압적으로 출산을 한 나날들의 기억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그녀는 소만영이 너무 무서웠다.아무리 강한척을 하여도 소만리도 여자였다.소만리는 기모진앞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은 기모진의 바지 끝자락을 꽉 붙잡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부탁했다. “기모진, 제발 나를 믿어줘!”그녀는 절망적인 목소리로 외쳤다.그녀는 잊지 않았다. 과거에도 울면서 빌고 있었던 그녀를 냉정하고 걷어 차버린 기억을..하지만 지금 기모진은 망설였다.기모진이 소만리를 한번 봐주는줄 알았지만 소만영의 울음소리가 기가 막힌 타이밍에 들리자 기모진을 자극 시켰다.“모진아, 우리 군군이가 이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