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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소구와 전예는 소만리가 피를 토하자 의외였지만 통쾌했다.

전예와 소구는 문을 닫고 소만리를 신경 쓰지 않았다. 차라리 그녀가 죽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소만리는 온몸이 흙으로 뒤덮였다. 빗물이 가득한 화단 옆에 웅크려 복부를 움켜쥐고 소만영을 안고 차에 올라타는 기모진을 빤히 바라보았다.

기모진은 백미러로 보이는 소만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소만리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창백한 얼굴이었다.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소만영은 그런 소만리를 쳐다보며 승리의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소만리는 절망에 찬 눈으로 멀어져가는 차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실낱 같은 도움의 손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소나기처럼 많은 눈물이 흘러 소만리는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았다.

기모진은 소만영 뱃속의 아이를 그토록 걱정했다. 하지만 그의 아이를 가진 소만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심지어 아이를 죽이려고 했다.

소만리는 자신이 가여워서 쓴 웃음이 났다.

언제부터 소만리의 인생이 이렇게 되었을까. 그녀는 사랑하지 말았어야 할 남자 사랑한 그 순간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만리는 심각한 내상과 외상을 입고 며칠간 병원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다행히 아이는 무사했다.

소만리가 병원에 입원한 동안 그녀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오직 소군연만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근황을 물었다. 소만리는 소군연과 기모진이 더 이상 마주치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소만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통화를 했다.

퇴원하는 날, 의사는 그녀의 현재 상태로는 유산을 하고 종양 절제를 할 수 없다며 유감스럽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감정 변화 없이 평온하게 웃었다.

소만리는 퇴원하고 병원을 나섰다. 겨울의 따뜻한 햇살이 그녀를 반겼다. 하지만 그녀는 그 따뜻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특히 기모진이 자신에게 한 행동을 생각하니 심장이 찢어지듯 아팠다.

소만리가 택시를 잡으러 가는 던 중 병원 옆 문에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 소만리가 자세히 보니 사화정과 그의 남편 모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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