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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한숨을 쉬는 서유를 보며 가혜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웃으며 서유를 위로하고 나섰다.

"에이, 괜찮아. 그거 얼마나 한다고, 내가 술 몇 병만 더 팔면 금방 다시 모을 수 있어."

하지만 서유가 어떻게 걱정을 하지 않겠는가. 가혜가 몇 년 동안 집을 사겠다고 어떻게 돈을 모아왔는지 뻔히 아는데. 다 손님들에게 술을 팔아 벌어들인 팁들이었다. 조금 조금씩 힘들게 모아온 돈이었다.

서유는 가혜가 그렇게 일하다 몸이라도 상할까 걱정되었지만 가혜는 괜찮다며 말했다.

"네가 지금 걱정해야 될건 너랑 송사월 그리고 이승하 사이의 문제야. 나는 진짜 괜찮다니까."

"나 이제 그 사람들이랑 아무 관계도 없어. 이미 끝난 사이야. 나한텐 너만 남았으니까 당연히 너를 걱정하지."

"진짜 진짜 괜찮아. 나 아직 젊고 일할 수 있는 나이잖아.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가혜는 버려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냥 지금은 강은우를 믿고 있었고 또 믿고 싶었기에 이 일을 더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 것이었다.

만약 강은우가 정말 자신에게 해선 안될 짓을 했거나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걸 알게 된다면 그땐 아무 미련없이 관계를 끊어 낼 준비가 되어있었다.

가혜는 마음이 약했지만 한 번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단호했다. 마음에서 떠나버린 것이라면 그게 사람이든 일이든 서유보다도 더 모질어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가혜는 서유와 좀 더 얘기를 나누다 밥이라도 해먹여야 겠다며 일어났다. 뭐라도 좀 먹이고 나서 가혜는 또 급히 저녁 일을 하러 나갔다.

가혜가 나가자 서유도 점점 차분해졌다. 원래 자신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해 얘기해주려 했는데 지금 가혜는 자신의 상황만으로도 벅찰 것 같아 그건 나중으로 미뤄두기로 했다. 주서희가 준 특효약이 있는 한 당장은 죽지 않을 테니까.

급히 내려간 가혜는 집 아래에 고급 세단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열린 창문 너머로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보였다. 가혜는 한 눈에 그들이 김시후의 사람들임을 알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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