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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정가혜는 전화를 끊은 후 적당한 타이밍에 송사월에게 교수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 서유 얘기는 꺼내지 않았고 다리를 치료하는 교수를 한 분 아는데 진료 시간을 잡았다고만 했다.

송사월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누나.”

그의 순진한 웃음에 정가혜는 켕기는 게 있어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했다.

“괜찮아. 별것도 아닌데, 뭐.”

정가혜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송사월은 그녀가 거짓말에 능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여 표정만 봐도 켕기는 게 있다는 걸 알아챘다. 서유와 통화를 하자마자 다리를 치료하는 전문가를 찾았다고 하는 건 누가 봐도 서유가 이승하에게 부탁한 게 틀림없었다.

송사월은 속이 말이 아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정가혜에게 말했다.

“오늘은 별장에서 자고 가요.”

정가혜는 심형진이 남의 집에서 자는 걸 불편해할까 봐 거절했다.

“오늘 저녁은 말고 내일 다시 올게.”

송사월도 강요하진 않았다.

“알았어요. 내일 나랑 같이 부산 구경이나 해요.”

별장을 나가는 두 사람을 배웅한 후 송사월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행기 한 대가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그는 한동안 멍하니 보다가 김태진에게 말했다.

“진해로 가는 비행기 티켓 끊어줘. 가서 바람 좀 쐬어야겠어.”

김태진이 물었다.

“교수님 안 기다리실 겁니까?”

송사월이 대답했다.

“기다려야지.”

‘당연히 기다려야지. 서유 마음인데 저버릴 수 없어.’

“교수님이 오기 전에 돌아올 거야.”

김태진은 송사월이 치료를 받겠다고 하자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그럼 어느 날로 끊을까요?”

“모레.”

정가혜가 서울로 돌아간 다음에 갈 생각이었다.

“그럼 전용기로 준비할게요. 다른 사람도 같이 가게.”

송사월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상태가 이래서 어딜 가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건 사실이었다. 휠체어를 타다 보면 조금만 실수해도 넘어졌다. 그럴 때마다 자신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정가혜와 심형진은 호텔로 왔다. 카운터 직원이 어떤 방을 몇 개 필요하냐고 묻자 심형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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