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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응.”이라는 대답은 뒤끝이 긴 것이 비웃는 것처럼 들렸다.

바론 공작은 릴리를 째려보고는 시선을 육시준에게 돌렸다.

“나 여기서 잘 건데 방 좀 하나 내줘.”

육시준이 머뭇거렸다.

“유리가 조용히 있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며칠만 있으면 갈 거야. 내가 방해하면 얼마나 한다고. 그리고 난 네가 우리 딸한테 잘하는지 지켜봐야겠어! 난 무조건 여기서 지낼 것이니 알아서 유리를 설득해 봐.”

바론 공작은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육시준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말해볼게요.”

바론 공작이 위엄있는 말투로 말했다.

“꼭 설득시켜야 해. 실패는 없어.”

...

오후가 되었을 때, 도씨 가문은 물론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육시준의 부모도 함께 찾아왔다.

세 집안은 이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펼쳤다.

다 같이 육경원이 참여한 정도를 말해보기로 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가끔 강유리의 상태도 물어보곤 했다...

할 일이 없는 릴리는 자신이 입원한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고성 그룹에 답장 주지 않은 것으로 암묵적으로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기회에 좀 쉬려고 했다.

저녁 식사 후, 간단히 짐 정리를 하고 월계만으로 향했다.

여름 저녁은 습하고 무더운 것이 정신이 안 났다.

릴리는 긴 원피스를 입고 얼굴을 가리려고 모자를 꾹 눌러썼다.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층수를 누르고는 벽에 기대 잠깐 휴식했다.

어제저녁 너무 긴장했다가 갑자기 긴장이 풀려서인지 맥을 추지 못했다.

강유리한테 잘해주는 사람이 많아서 기쁜 한편 쓸쓸하기도 했다.

갑자기 생각해 보니 늘 혼자였던 것이다.

어제저녁에는 어차피 살지도 못할 바에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지 않기로 했다.

심지어 정말 죽어버리면 슬퍼할 사람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몸을 일으키고 정신을 차리려고 머리를 흔들었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거지? 꽃다운 나이에 어마어마한 재산도 물려받을 수 있겠다. 거기다 서울 4대 명문가까지. 인생 승리자와 다름없잖아!’

그녀는 집 앞에 도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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