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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육시준은 회의실에서 나와 사무실 아닌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발걸음이 너무 빨라 임강준이 달리다시피 뒤를 따랐지만 얼굴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육 대표님의 손가락에 낀 반지는 세마가 디자인한 것이다. 쉬는 동안이라지만 사모님께서 결혼반지를 주문했다는 건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니 스카우트할 희망이 있다.

임강준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엘리베이터에 들어섰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메시지를 보내셨어요? 설마 대신…”

“날 마중하러 왔어.”

“??”

임강준은 어리둥절했다.

육시준이 차에 올라타더니 싸늘하게 명령을 내렸다.

“20분 내로 로열에 도착해.”

말을 마치고 장경호에게 연락했다.

강유리를 마중하러 내려가 15분만 시간을 끌라고 짧게 말하고 끊어버리는 것이다.

그제야 임강준이 알아차렸다.

아, 대표님이 아직 로열 임원 행세를 하는 거구나.

사모님이 갑자기 순찰하러 와서 지금 급하게 출근하러 가는 길이군.

그러면 빛의 속도로 달려서 가야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차가 도로에서 미친듯이 누비며 로열을 향해 달렸다.

로열 건물 아래.

강유리는 이미 주차를 마치고 휴대폰을 보고 있다.

방금 빨간 신호가 걸려 기다리는 동안 육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여보, 내가 회사에 마중하러 가는 길이야. 2분이면 도착해.]

하지만 지금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잠시 생각을 하다 아예 전화를 걸었다.

세 번이 울려서야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남자의 허스키한 소리가 들려왔다. 짧은 말이었지만 너무 듣기 좋았다.

강유리는 갑자기 귀가 화끈거리며 입꼬리가 올라갔다.

저도 모르게 애교 소리가 나갔다.

“메시지 봤어?”

“봤어. 장 대표가 당신한테 볼일이 있다고 해서 먼저 내려갔을 거야.”

“장 대표가? 무슨 일로?”

“…”

대답을 듣기 전에 차창밖에 한 사람이 나타나 똑똑 두드리는 것이다.

강유리가 차창을 내리자 다정하게 웃는 장경호 얼굴이 보였다.

“사모님, 오랜만입니다.”

뚜뚜뚜…

육시준이 통화를 끊었다.

강유리가 망연하게 휴대폰을 보다가 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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