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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중환자실에서 빠져나온 부소경은 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속도가 무척이나 빨랐던 그는 빠르게 신세희를 따라잡았다. 하지만 그는 신세희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부소경은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본인이 직접 보고 들은 것만 믿는다.

신세희는 임서아를 밀어버렸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녀는 임서아 앞에서 대놓고 자신의 음모를 까발리기도 했고, 임씨 집안을 없애버리겠다고 본인 입으로 직접 말하기도 했다.

신세희도 부소경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심지어 부소경의 차를 스쳐 지나갈 때도 고개 한번,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근처에 서 있던 엄선우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왠지 신세희에게 차에 타라고 말해야 할 것만 같았다.

엄선우는 ‘아가씨’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낼뻔했다. 하지만 어두운 표정으로 차에 올라타는 부소경의 모습에 그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엄선우도 하숙민과 같은 마음이었다, 신세희가 부소경의 아내가 되길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신분은 부소경의 개인 비서였다. 아무리 신세희가 마음에 든다고 해도 부소경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세희는 멀리 사라졌고, 엄선우도 차를 몰아 병원을 빠져나왔다.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부소경의 깊은 고뇌를 알았는지, 엄선우는 가는 길 내내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할 얘기 있으면 그냥 해!” 부소경이 차갑게 말했다.

“도련님, 큰 사모님 병세가 점점 악화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도련님한테 가족 하나 남지 않게 되는 거잖아요. 전… 그냥… 아가씨가… 좋은 분이신 것 같아서. 비록 임씨 아가씨를 밀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엄선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소경의 그의 입을 막아버렸다. “고작 그 작은 손난로 하나 때문에 이성을 잃은 거야? 정신 차려!”

엄선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운전하는 내내 아무 말이 없었다.

부소경이 사는 곳은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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