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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신세희는 이곳에서 누구와도 입씨름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빨리 하숙민을 만나고 싶어질 뿐이었다.

민정연은 이내 흥미를 잃고 노인을 따라 들어갔고, 그 뒤로 방금 차를 세운 서준명이 다가왔다.

지난번 그의 할아버지가 신세희를 만나지 못하게 가택에 연금한 뒤로 서준명은 한 번도 신세희를 따로 본 적이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게 된 그는 굉장히 마음이 복잡해 보였다. 사실 대부분은 그녀에 대한 연민이었다.

"왜... 이런 모습인 겁니까?"

서준명이 마음 아픈 표정을 지었다.

"서준명 씨,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제 곁에서 떨어지세요."

"......"

잠시 머뭇거린 그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

"세희 씨, 화가 나신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노부인의 일이 해결되는 대로 신세희 씨 일도 제가 잘 해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서준명은 빠른 걸음으로 노인과 민정연을 따라잡았다.

신세희는 그대로 병원 입구에 서서 20분을 기다렸지만 서씨 집안 사람들은 나오지 않았다. 점심 휴식 시간이 곧 끝나가니 오래 머물 수 없기에 마음이 급해졌다. 하여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하숙민의 병실로 향했다.

병실 입구에 이르자 의사와 가족, 병문안을 온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하숙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이 저마다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환자분, 제 말 들리세요?"

"숙민아, 삼촌이다, 숙민아? 네가 내내 고생만 한 걸 잘 알고 있다. 삼촌이 이제야 널 보러 와서 미안하구나, 내가 원망스럽지? 내 목소리는 들리니? 네가 얼마나 훌륭한 건축 엔지니어인데, 어떻게 이런 병에 걸릴 수 있단 말이냐?"

"큰어머니?" 서준명도 외쳤다.

"아줌마?" 민정연의 목소리였다.

부씨 집안 다른 친척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부소경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 어머니, 눈 좀 떠보세요! 어머니!"

부소경의 목소리는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그 소리를 들은 신세희도 가슴이 철렁했다.

부소경이 대체 왜 오늘 회사에 가지 않았단 말인가?

F그룹의 모든 건 다 그에게 달려있었으니 어머니의 병이 악화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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