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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7화

"저는 서준명 씨와 친구로 지내면서 돌봐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요. 살면서 그에게 시집가길 바란 적 없어요. 절대 선 넘지 않을거고, 두 분 따님인 엄선희 씨와 모성애를 다투지도 않을게요. 절대 안 그럴게요. 그러니까 안심하세요. 만약 제가 못생겨서 보기 싫다면 두 분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요. 저는 그저 정기적으로 두 분이 건강하다는 소식만 들으면 돼요. 제... 바램은 이것뿐이에요."

그녀의 진지함에 엄위민과 나금희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여보..."

엄위민이 울먹이며 말했다.

나금희는 엄위민을 바라보았다.

"응?"

"당신 혹시 혈연관계를 믿어?"

엄위민의 물음에 나금희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

"우리 딸이 지금 행방불명이 된 것도 알고, 우리 딸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아이를 함부로 자식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옳지 않다는 걸 알지만, 난 왜 줄곧 미루나가 바로 우리 엄선희라고 생각되지? DNA가 다르다고 해도 난 왜 계속 이 아이가 엄선희라고 생각되는 걸까?"

엄위민은 말하는 동시에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나금희도 덩달아 울면서 말했다.

"흑흑흑... 나... 나도 그런 생각 들어. 미루나가 바로 우리 딸인 것 같아, 위민 오빠, 나 어떡해..."

엄위민은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건 우리 딸한테 너무 불공평한 일이잖아."

"우리 딸, 우리 엄선희 너무 불쌍해. 만약 우리가 미루나를 딸로 받아들이면 그건 우리 엄선희가 평생 집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의미하잖아. 그럼 부모인 우리가 엄선희를 버린 거나 다름없어, 우리..."

나금희는 더없이 서글프게 울며 말했다.

미루나는 감동에 젖은 말투로 말했다.

"저도 알아요, 아저씨, 아줌마. 전 알아요. 두 분이 저를 딸로 받아주지 않는 이유 알아요. 전 안다고요. 전... 이번 생에 두 분과 절대 연을 맺지 않을 거예요, 영원히."

"하지만 얘야..."

나금희는 미루나를 보며 말했다.

그녀는 도무지 이 아이를 저버릴 수 없었다.

속은 셈 친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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