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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8화

나금희의 반전 섞인 말에 미루나는 실망을 금치 못했지만 곧바로 생각 정리를 마쳤다.

나금희가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였다.

"하지만 나와 내 남편 모두 이 두 아이를 예뻐해 줄 수 있어. 너만 원한다면 우리가 이 두 아이를 데려가 줄 수도 있어. 우리가 너 대신 아이들을 키워줄게."

나금희는 사뭇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이는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 방안이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미루나와 아이들을 인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도 미루나는 엄선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만약 엄선희가 아직 살아있는데 미루나를 인정했다가는 엄선희만 불쌍한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섣불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마워요, 너무 고맙습니다. 이미 충분해요."

미루나는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두 분이 저 대신 아이들을 키워주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아이들이 제 곁에 있는 게 좋거든요."

미루나는 그녀 대신 아이들을 돌봐주던 노부부를 바라보았다.

어르신은 이미 장을 보고 돌아온 상태였다. 같은 시각 그는 나금희가 대신 아이들을 돌봐주겠다는 말을 듣고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하지만 미루나가 아이들을 그들 곁에서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얘기를 듣고 또다시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금방 사 온 채소들을 거실에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 두 사람의 유일한 낙인 아이를 잃었거든요. 그동안 미루나가 없었다면 우린 이미 죽고 없었을 거예요. 미루나, 그리고 이 두 아이가 우리한테 살아갈 희망을 안겨준 거예요. 두 아이는 우리들의 보배란 말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두 늙은이가 꼭 두 아이를 잘 보살펴줄게요..."

"이렇게 하죠."

그때, 서준명이 두 어르신의 말을 딱 잘랐다.

"제가 두 분을 우리 집에서 지내실 수 있게 해드릴게요. 그럼 아이들을 돌볼 수도 있고 아이들도 미루나 씨와 가까이 지낼 수 있잖아요. 어떠세요?"

어르신은 노부인을 바라보았다.

노부인도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한참 지나자 노부인이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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