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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소경이랑 나, 너무 힘든 길을 걸어왔어. 소경이 지키려고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소경이는 절대 모를 거야. 소경이도 똑같아. 나 지키겠다고 얼마나 고생하면서 복수의 칼날을 갈았는지는 나도 상상할 수가 없어.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법이지. 내가 부씨 저택에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 알기라도 하면 아마 물불 안 가리고 앞으로 달려들 거야. 난 걔가 나 때문에 모험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 하숙민의 목소리에는 아쉬움과 아들에 대한 심려가 가득했다.

신세희는 그녀가 얼마나 고독한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숙민은 평생동안 웨딩드레스를 입어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한평생 부씨 집안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부소경이 모든 것을 손에 쥔 지금 이 상황에도 하숙민은 겹겹이 쌓인 고민 때문에 자신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하숙민의 운명은 신세희랑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둘 다 결혼도 하기 전에 임신부터 해버렸다.

하숙민은 고독 속에서 생을 마감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인생을 마감할 것 같다.

그 생각이 들자 신세희는 하숙민을 조금 더 불쌍해졌다.

“어머니, 내일 뵈러 갈게요. 어머님이 제일 좋아하는 전복죽도 만들어서요. 아침에 저 꼭 기다리셔야 해요.” 신세희는 웃으며 말했다.

전화를 끊은 후, 신세희는 가방에 넣어 놓은 서명준의 명함을 꺼내 위에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쳤다.

연결음이 한참 동안 울리고 난 후에야 전화가 받아졌다.

예의 바른 여자의 목소리였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아… 저… 거기 서준명씨 핸드폰 아닌가요?” 신세희가 물었다.

“네, 맞습니다. 서대표님 지금 회의 중이세요. 저는 서대표님 비서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비서가 그녀에게 물었다.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신세희는 서준명이 자신을 일부러 피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명함을 주고, 그녀의 전화번호를 물은 것… 도련님의 연극이었을 뿐이었다.

게다가 초면에 돈을 빌려달라니…

이런 첫인상을 남겼는데, 도망 안 가는 게 이상한 거지.

전화를 끊은 후,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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