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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곧이어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오민우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비즈니스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미소는 소용이 없었다. 문을 열러 온 사람은 윤아가 아닌 흐린 표정의 수현이었다.

“서류는요?”

오민우는 그의 안색이 칙칙한 데다 옷깃이 지저분하고 셔츠 단추 두 개가 풀려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넥타이는 진작부터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

이를 본 오민우는 자신이 정말로 두 사람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했음을 알아차렸다.“...여기요.”

오민우는 그저 무감각하게 손에 쥔 서류를 건넬 수밖에 없었다.

“확인하시고 사인만 하면 됩니다.”

사실은 윤아가 사인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그는 그저 대표님 사무실에 들르기 위해 핑계를 댄 것일 뿐이니까.

수현은 서류를 받은 후 여기서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사무실 문을 닫아버렸다.

“쾅”

문밖에 서 있던 오민우는 하마터면 문에 맞을 뻔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같은 남자로서 그런 일을 할 때 방해받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너무 잘 아니까. 방해한 장본인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수현이 아무리 그를 아니꼽게 보고 건방지게 굴더라도 그저 머쓱하게 그 자리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사무실 내부.

수현은 오민우가 준 서류를 윤아에게 건넸다.

“사인하래.”

윤아가 자신의 옷을 단정히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얼굴에서 목까지, 목에서 귀까지 모두 울긋불긋했으므로 옷에 가려진 곳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훤히 드러나 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단추를 채운 다음 수현이 들고 있던 서류를 받아 펜을 들었다.

“어디?”

그녀의 다급하고 황망한 모습과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보니, 조금 전 노크 소리가 들렸을 때 힘껏 밀쳐낸 그녀가 생각나며 화를 참을 수 없어졌다.

이 망할 놈의 오민우.

아침에도 저녁에도 오지 않더니, 하필이면 그때 와서 좋은 일을 다 망쳐버렸다.

요즘 수현의 부상 때문에 윤아는 상처가 벌어진다는 것을 이유로 스킨십을 꺼렸었다.

결국 어렵게 기회를 찾아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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