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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윤아는 휴대폰을 들고 바로 자리를 떴고, 감정이 불타오를 때 갑자기 밀쳐진 수현은 쓸쓸하고 외롭게 자리에 남았다.

“...”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진정하고서야 무너져 내릴 뻔한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를 수 있었다. 그제야 뜨거운 숨결과 짙은 갈증도 점차 가라앉는 듯했다.

그 후 수현은 윤아가 떠난 빈 자리를 어이없다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못된 사람, 밀 때 좀 살살 밀지.

수현은 속으론 윤아를 원망했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탓하기는 미안해 애꿎은 전화한 사람을 원망했다.

누가 이렇게 눈치 없이 중요한 타이밍에 전화를 거는 걸까.

같은 시각, 윤아는 침실에서 ‘눈치 없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연말이었기에 전화를 받은 윤아는 신이 났다.

“현아?”

아직 기억이 전부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최근 자주 전화 통화를 하며 우정이 생긴 상태였다.

어릴 적부터 좋은 자매였던 사람은 기억을 잃어도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의존하기 마련이다.

그 사이에 윤아는 또 다른 한 명의 친구, 앨리스를 알게 되었다.

앨리스 역시 그녀의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다만 앨리스는 외국에서 만났으며 두 사람은 국내에서 학교에 다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들었다.

윤아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그녀의 잠재의식은 여전히 주현아를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현아는 질투하는 건지 가끔 그녀에게 말하곤 했다.

“네 곁에서 가장 오래 함께 한 친구는 나야. 다른 친구가 있다고 해서 날 잊으면 안 돼.”

“내가 잊을 리가.”

그럴 때마다 윤아는 위안했다.

“지금도 봐. 기억을 잃었어도 넌 잊지 않았잖아.”

이에 주현아는 뾰로통하며 대답했다.

“잊은 게 분명한데. 내가 전화하지 않았다면 누군지 전혀 기억도 못 했을 텐데.”

“아, 됐어. 어차피 이제 예전 기억도 없을 텐데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다 무슨 소용이야.”

두 사람은 몇 마디 잡담을 나누다가 빠르게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윤아는 주현아와 이야기하며 일상의 에피소드를 나누는 것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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