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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윤아는 잠자코 듣다가 가끔 그녀가 필요로 할 때 한마디씩 대답하곤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주현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한번 화면을 힐끗 보니 발신자가 뜻밖에도 배주한이었다.

“?”

지금이 어느 땐데 이 시간에 전화를 건다고? 배주한은 밤에 잠도 자지 않는 건가?

아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가 있는 쪽은 낮이었다.

주현아은 한번 크게 심호흡한 뒤 윤아에게 말했다.

“전화 좀 받고 올게.”

“응.”

“여보세요? 대표님?”

주현아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전화를 받아버렸으므로, 이렇게 빨리 통화가 될 줄 몰랐던 배주한은 침묵을 지켰다.

소리를 듣지 못한 주현아가 휴대폰을 멀리 가져갔다 다시 귀에 대기를 반복하며 낮게 중얼거렸다.

“설마 전화를 잘못 거신 건 아니죠?”

배주한이 입을 열려고 할 때 곁에서 또 다른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놀라운 기억력으로 배주한은 그 목소리를 단번에 기억해 냈다.

처음에 주현아와 함께 찾아갔던 그 여인의 목소리, 바로 윤아였다.

이제보니 메세지에 답장을 하지 않은 것도 절친과 만나 기뻐서 그만 잊었나보다.

배주한은 마음속으로 그녀를 위해 핑곗거리를 찾아주었다.

“쉿.”

주현아가 검지로 입술을 가리며 윤아에게 말하지 말라며 제스처를 취하자, 윤아가 입을 틀어막았다.

이후 주현아가 다시 한번 물었다.

“대표님?”

배주한이 그제야 짧게 대답했다.

“네.”

“조금 전엔 신호가 안 좋았나요? 대표님 목소리가 안 들렸어요.”

“네. 신호가 잘 안 잡히나 보네요.”

배주한이 담백한 목소리로 물었다.

“호텔에 도착했어요?”

“아니요, 오늘 밤은 친구 집에서 묵으려고요. 혹시 업무상에 무슨 문제가 있었나요?”

배주한이 한참 침묵을 지켰다. 주현아는 그의 한숨 소리를 들은듯했다.

“네. 있었죠. 그런데 시차가 많이 나니 그냥 그만두는 거로 하죠.”

“...”

주현아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였다.

“끊겠습니다.”

배주한이 곧 전화를 끊었다.

가차 없이 끊긴 전화에 주현아는 어이없어하며 폰을 집어던지고 윤아에게 투덜거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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