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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연말은 늘 그랬듯 바빴기에 윤아는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 업무를 마감했다.

저녁까지 분주히 돌아쳐서야 남은 업무를 전부 완성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회사에 나올 필요는 없었다. 그저 집에서 약간의 일 처리만 하면 된다.

회사가 바쁠 때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윤아였지만 회사 일을 다 처리하고 집으로 와보니 집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다.

집안에 무슨 일이 있으면 진태범과 이선희가 처리했고 나머지는 도우미가 도와줬다. 윤아와 수현은 그저 연하장을 쓸 때만 참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우미도 하나둘씩 설 연휴를 보내러 고향으로 내려갔고 고향이 멀리 있거나 가족이 남아 있지 않은 도우미만 집에 남아 같이 새해를 맞이했다.

윤아도 설 계획을 묻는 아빠의 전화를 받았다. 수현의 집에 남아서 보낼 건지 아니면 외국으로 나와 그들과 함께 보낼 건지 말이다.

심인철은 윤아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다시 수현과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수현이 그런 심인철을 혼자 찾아가 여러 번 대화를 나누었고 윤아를 속인 채 외국으로 나가 만나기까지 했다. 그러다 결국 심인철도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윤아가 기억을 잃었는데도 너를 그렇게 믿고 따른다면 네가 잘 챙겨. 만약에 윤아가 상처받는 일이 생긴다면 다시는 내 딸 너한테 맡기는 일은 없을 거야.”

전에 윤아가 혼자 아이를 키우던 것만 생각하면 심인철은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금이야 옥이야 키운 딸이 상처받았으니 사위인 수현이 고울 리가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수현이라면 날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아파야 청춘이라고 어떤 감정 문제는 어른이 나서서 될 게 아니었다. 깊이 관여할수록, 내몰수록 수습하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리고 심인철은 딸을 잘 알고 있었다. 하여 심인철도 결국엔 딸의 결정에 따라주었다. 그게 무슨 결정이든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결정했다 해도 윤아를 아끼는 건 변함이 없었다.

이번에 전화한 것도 연휴 계획을 확인하는 것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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